韓赤 이세웅 신임총재는 ‘적십자인’

한완상 총재에 이어 대한적십자사를 이끌어 갈 이세웅 총재후보는 그동안 한적 총재 대부분이 정부 고위직 출신인 것과 달리, 오랫동안 인도주의적 사업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활동해 온 민간인이라는 한적 직원들은 전폭 지지하는 분위기다.

기업인 출신인 그는 특히 2000년 적십자간호대학 이사장으로 한적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2001년 남북교류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2002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4년 간 한적 부총재로 활동한 경력 덕분에 한적 내부 인사로 볼 수도 있다.

평북 의주가 고향인 실향민이기도 한 그는 부총재 취임 직후인 2002년 4월 해로를 통해 제4차 이산가족 방문단을 인솔해 금강산을 방문했었고, 2003년 2월과 2004년 7월에는 육로를 통해 각각 제6차와 제10차 방문단을 이끌고 금강산을 찾아 이산가족들과 아픔을 같이 하기도 했다.

그는 2003년 12월 서영훈 당시 총재와 함께 국제적십자연맹(IFRC) 서울총회를 유치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으며, 한적 100주년 기념사업과 평양의 조선적십자종합병원에 대한 의약품 지원 등 굵직굵직한 인도주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준만 나면 총재로 부임할 이 총재후보는 지난해 3월 부총재 직을 그만두면서 한적 직원들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2억원의 사비를 내기도 했다.

한적의 한 직원은 “이 전 부총재가 직원들에게 ‘국내에서만 어학 공부를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게 아니다. 정기적으로 미국이나 영국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한다’며 2억원의 돈을 선뜻 내놨다”고 말했다.

한적은 이 자금으로 ‘직원 국외연수 프로그램’을 마련, 지난해 선발한 직원 4명을 3개월이나 6개월 코스로 외국에 어학연수를 보냈다.

한적의 또 다른 직원은 “이 전 부총재는 기업인으로서 어느 정부에도 치우치지 않았고, 한적 부총재로 활동하면서 보였던 중립적인 성향이 차기 총재 선출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웅 총재후보는 차기 총재로 선출된 소감을 묻자 “아직 대통령 인준을 받지 못했고 한완상 총재도 현직에 계시는데 인터뷰하는 것은 이른 것 같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그가 한적 중앙위원들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선출된 데는 2004년 11월 이윤구 당시 총재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총재직무대행을 맡았을 때 보여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과 안정된 리더십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웅 총재후보는 국립발레단 이사장을 지내고 현재는 예술의 전당 이사장으로 있는 등 예술분야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