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PSI 전면참여, 전략적 시기조절”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발표시기를 애초 15일에서 19일로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또다시 21일 남북당국간 접촉 이후로 미룬 것은 고심 끝에 나온 전략적 판단의 결과로 보인다.

지금 당장 PSI 전면참여를 발표할 수도 있지만 합리적 명분 조성과 남북간 현안을 고려해 시기를 조절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북한이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해 남북 당국간 접촉을 제의해 온 상황에서 먼저 PSI 전면참여 발표를 선언할 경우 새 정부들어 처음 찾아 온 남북대화의 기회가 물건너가는 것은 물론 향후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우리 정부가 모두 떠 안게 될 수도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또 한차례 시기조절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아침 일찍 주재한 PSI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원칙을 확고하게 지키되 상황에 대처할 때는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날 관계장관회의에선 예정대로 19일 발표를 하자는 주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에서 접촉 제의를 해 온 만큼 결과가 어찌됐든 일단 얘기는 한번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러나 PSI 문제는 이와는 별개로, 전면참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남북당국간 접촉 결과가 좋든 나쁘든 PSI에 전면참여 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 대변인은 “PSI 전면참여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조치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밝혀왔다”면서 “이번에 발표시기를 늦춘 것은 상황이 좀 바뀌어 시기를 약간 조절하는 것일 뿐이며, 북한의 눈치를 보거나 북한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오늘 발표한다더니 왜 안 하느냐’고 채근하듯이 몰아붙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면서 “연기를 했다거나 보류를 했다기보다는 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