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적발 위조달러, 북한산 추정

▲ 북한의 위조달러 ‘슈퍼 K’ 판별 장면

연방수사국(FBI) 등 미 사법당국이 최근 합동 공작수사를 통해 일망타진한 국제밀수조직은 북한과도 거래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조직이 미국으로 밀반입한 100달러짜리 440만달러의 위조지폐는 북한에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 정부가 확산방지구상(PSI)을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용 자금원 차단책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북한의 달러화 위조지폐 제조 혐의를 강조했던 점과 관련, 이 사건에 대한 수사 종결후 미 정부의 사후대책이 주목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24일(현지시간) 이 밀수조직의 해외활동 근거지가 주로 북한과 태국, 중국인 것으로 밝혀졌다는 뉴욕 타임스 보도와 관련, 체포된 조직원 가운데 북한인도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연계된 미국인일 것”이라고 말해 이 조직이 북한과 거래를 하고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22일 이 사건을 발표한 미 법무부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체포된 조직원의 국적, 북한과 연계 여부, 특히 압수된 위조지폐의 북한산 여부에 대한 질문에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즉답을 피했었다.

그러나 AP통신은 “두명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위조달러는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고, 뉴욕 타임스는 “이 조직의 해외 활동 근거지는 주로 북한과 태국, 중국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의 외교소식통은 “한국 정부는 북한의 불법 행위 대처에는 언제나 (미국에) 협력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5월 조셉 디트러니 미 대북협상대사는 한 세미나에서 북미관계정상화를 위해선 인권, 미사일 등의 문제와 함께 “마약 밀매와 위조지폐 제조 및 유통과 같은 강력(powerful) 범죄 행위들”도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같은 달 미 의회조사국 라파엘 펄 연구원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위조지폐 유통을 통해 연간 1천500만-2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마약밀매 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속이 강화되자 위조지폐는 물론 담배와 약품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되 해외 유통 과정을 면밀하게 파악한 뒤 적발되지 않을 만큼만 제작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고 “북한산 비아그라는 진짜 제품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4년반동안의 공작 끝에 결혼식 초청을 가장해 일망타진한 국제밀수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품목엔 위조지폐와 함께 우표, 담배, 청바지, 비아그라 위조품이 포함돼 있다.

법무부 당국자는 “담배 일부는 중국에서 만들어졌다”고만 말하고 다른 품목의 제조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