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南北고위급 회담에 미북 간 대화로 이어질지 예의주시

남북 고위급 회담에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미국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넘어 향후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직접 전화통화를 나눌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100% 지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적절한 시점에 미국도 관여하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미북 간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여전히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계속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변화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정책 기획관은 9일 남북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 “우리가 가진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이 ‘무엇의 시작’이냐는 것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 장관이 이것이 어떤 시작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훅 기획관은 “우리는 북한이 무엇을 테이블에 내놓을지 알지 못한다. 단순히 평창 겨울 올림픽에 대해 논의하고 싶은 것인지 그 이상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모른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미국은 남북 접촉을 통해 긍정적인 진전된 결과가 나오길 바라고, 이것이 무엇인가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보지만 우선은 대부분 올림픽에 집중된 협의가 이뤄질 것 같다”면서 “이는 의미가 있거나 중요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그저 올림픽을 위한 만남일 뿐 다른 것(만남)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 CIA 국장도 8일 과거 북한의 행태를 두고 남북 대화는 속임수이며 김정은의 핵개발 추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역시 6일 남북 대화를 일단 지켜봐야한다면서 미사일 시험을 계속한다면 대북 압박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미국에선 압박의 결과로 대화가 이뤄져야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게 나온다. 훅 기획관의 브리핑이 오전 10시 진행된 남북 당국 회담에 맞춰 공지된 것은 미국의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훅 기획관은 “한미 정상의 대화에서 볼 수 있듯이 남북 관계의 개선과 북핵 프로그램을 푸는 문제는 분리된 채 진전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최고의 압박작전에 초점을 맞추는 기조를 유지하려고 한다. 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의미있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동맹국들과 함께 신중함과 인내심 있는 외교를 진행한 결과 우리는 북한에 전에 없는 수준의 새로운 압박을 가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면서 “이런 압박의 작전의 목적은 완전하고 검정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CVID)”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압박 작전의 유효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런 압박 작전을 진행하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남북이 대화하고 있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결과에 기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압박 효과를 체감하는 만큼 미국은 목적 달성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 압박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한편, 남북 회담이 열린 뒤 이번 주 한비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미 간 조율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