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北미사일 증언에 대한 전문가 반응

북한이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할 능력이 있다는 미국 국방부 국방정보국(DIA) 국장의 증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실제 미사일 능력 수준이 어떠한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 국방정보국 로웰 재코비 국장은 28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국방 정보프로그램 예산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핵을 탑재시킬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미 행정부 관리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공개적으로 확인했다.

또한 부시 대통령도 같은 날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나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정일과 같은 ‘폭군’을 상대하려면 그런 능력을 가진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는 북한의 미사일 핵탄두 탑재 능력 유무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지만 미사일 개발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 김태우 박사는 “북한의 미사일 수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을 제외하고 인도 등과 함께 세계 6위권으로 사실상 미 사일 강대국이다”고 평가했다.

북한도 미사일 개발을 자위적 차원일 뿐만 아니라 외화벌이 차원임을 여러 차례 천명하며 그 수준이 상당한 단계에 도달했음을 시사했으며, 특히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미사일 수출과 관련해 북ㆍ미간 협상이 수차례 진행됐다.

실제로 북한이 지난 93년 5월 동해상으로 발사한 노동1호 미사일의 최대 사정거리는 1천300㎞로, 12년 전에 이미 일본 열도 전체를 사정권 아래에 뒀다.

노동1호 미사일은 발사 당시에는 사정 500㎞에 불과하다고 알려졌지만 5년 뒤인 98년 정부 소식통은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결과를 인용, 미사일이 발사 지점에서 1천300여㎞를 지나 태평양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정정했다.

또 98년 8월에는 북한이 ‘광명성 1호 인공지구위성(인공위성)’을 발사했다. 서방측에서는 ‘대포동 1호 미사일’로 지칭하는 이 발사체는 사정 1천700∼2천200㎞로 추정됐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포동 1호는 단ㆍ중거리 미사일이 아닌, 그 범위를 넘어서는 장거리 미사일의 초기 형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포터 고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2월 17일 상원정보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리는 대포동 2호가 핵무기 크기의 탄두를 탑재하고 미국에 도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포동 2호는 사거리가 3천500∼9천600㎞인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국무부에 비해 보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는 국방부의 관리인 재코비 국장의 증언 배경과 관련, “북핵 문제가 상당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반증하는 것”, “미국의 (안보리 회부 등) 대북제재가 임박하다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 등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진단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