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북핵회담 진전위한 양보 압력 가중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중요한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을 이행하게 하기 위해 미국이 약간의 양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증하고 있다.

6일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핵프로그램 폐기를 시작함으로써 회담 진전의 계기를 제공하기를 바라고 있는 반면 북한은 문자 그대로 유일한 협상 수단을 포기하기에 앞서 미국이 상당한 수준의 성의를 보이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03년 6자회담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6개국이 서명한 합의문에 핵프로그램의 포기를 천명한 상태.

그러나 오는 9일 베이징에서 열릴 제5차 6자회담을 앞두고 당사국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기여에는 기여로, 행동에는 행동으로’라는 원리를 누가 첫번째로 실행에 옮길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아시아프로그램 담당이사는 “미국과 북한 양자가 각자가 먼저 해야 할 일에 대해 매우 극명한 의견차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음번 회담에서도 중요한 진전을 얻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이 뭔가를 시작하도록 기다림으로써 미국 정부가 정말로 북한 정권 교체 의사를 버렸는지를 확인하려 한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해리슨 이사는 북측이 미국에게 관계 정상화의 선결조건으로 미국의 테러 지원국가 명단에서 북한을 빼는 것 같은 “몇가지 조치”를 원하고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은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에 가입하고 개발 원조를 얻기 위해 반드시 테러 지원국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게다가 미국의 대북한 정책에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하며 이것이 크리스토퍼 힐 미국측 수석 대표의 협상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힐 수석대표는 평양으로 가서 북한 최고지도층과 직접 대화를 하라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분명한 승인을 얻을 수 없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방북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측의 의지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를 역임한 커트 캠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제안보담당 국장은 “미국측의 비교적 유연하지 못하고 분열된 외교 정책 수립과 야만적이고도 난해한 평양의 독재 권력을 고려할 때 회담 진행 과정에 수많은 난관이 존재함을 예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핵문제를 풀기 위해 약간의 융통성을 보일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조셉 디트라니 미 국무부 대북협상대사는 “아무도 북한에게 뭔가가 생기기 전에 일방적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포기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