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북핵실험 연일 대서특필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연일 북한의 정세와 유엔의 대북 제재, 사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 등을 주요 기사와 사설로 다루며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4월 북한의 로켓 발사 당시 사실 관계 위주로 작게 처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내용과 양에서 엄청난 차이다.

핵실험이 갖는 파괴력과 함께, 최근 북한 김정일 후계 문제로 인한 불안한 평양 정세 등이 동북아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할 수 있는 일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미국인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는 듯 하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그동안 북한에 관대했던 한국인들이 고집을 꺾지 않는 북한에 분노를 표시하는 한편 지쳐가고 있다”면서 “햇볕정책으로 불리는 대북 포용책이 1990년대말 시작된 이후 광범위하게 지지를 받았지만 지금은 파국에 관한 얘기를 하는 전문가 들이 나올 정도로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날 사설에서 NYT는 “지금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주연으로 나설 시점”이라면서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가 73%에 이르고, 중국이 북한의 에너지.식량 주공급국이라는 점에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대북 레버리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다만 “군사적 대응은 있을 수 없다”면서 “강력한 제재가 뒷받침되는 외교가 북한을 벼랑 끝에서 걸어나오게 하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신문은 27일 “북한 내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북한의 2차 핵실험이 북한의 세습문제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 정부 관리들이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권력승계를 위한 북한 내부 문제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23일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치적 이행(political transition)에 착수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면서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셋째 아들인 정운이 북한의 새로운 권력 체계에 주요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28일 `월드 뉴스’ 면에서는 한면을 거의 통째로 할애하다시피 해 유엔이 북한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으며 중국과 러시아도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어 유엔 제재에 협조적이라면서, 북한의 전쟁 협박과 정전협정 중단 위협 사례를 도표로 전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핵프로그램 증강과 점차 고립화 되는 상황은 북한 당국의 무기 밀매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북한은 그동안 이란과 시리아 등 미국이 테러 지원국으로 분류하고 있는 국가는 물론, 리비아와 미얀마 군사정권, 심지어 미국의 동맹국인 이집트, 파키스탄에도 무기를 판매해 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27일자에 한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선언한 데 이어 불과 몇 시간 뒤 북한이 동해 상에 단거리 미사일을 추가 발사하는 등 북한 핵실험에 따른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면서 미국은 러시아 등 관련국들과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으며 일본에서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 새로운 대북 접근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더 이상 어린이를 꼬드기는 방식으로 북한을 다뤄서는 안되며, 북한이 국제법을 어긴 만큼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