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선물한 ‘내 이름은 김삼순’…北 대학생 볼까?

남북정상회담 남측 대표단이 평양 인민대학습당에 선물한 드라마, 다큐멘터리, 영화 DVD 세트를 북한의 대학생들은 마음껏 시청할 수 있을까?

남측은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방문한 참관지 등에 DVD 플레이어, 벽걸이 시계 등은 물론 드라마, 다큐멘터리, 영화 등 남측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선물들을 전달했다.

이 중 권양숙 여사가 2일 방문한 인민대학습당에도 드라마, 다큐멘터리, 영화 DVD 모음이 시청각실에 학습용으로 제공됐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수 있도록 LG가 제공한 TV와 DVD 플레이어 1대씩도 제공됐다.

인민대학습당은 우리의 국립 중앙도서관에 해당하는 곳으로 주로 북한의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다.

평양 소재 대학 출신의 박상인(2006년 입국) 씨는 “남한 드라마나 영화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환상을 조성할 수 있으니 일반 주민들에게 절대 열람 불가”라며 “다큐멘터리도 인권문제 같은 것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북한 체제의 특성상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측이 선물한 DVD들은 아마도 인민대학습당 제일 윗층에 위치한 비공개 도서실에 보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곳에서는 중앙당 간부들과 윗선에서 비준(허락)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세계적 추세를 배운다는 교육 목적 아래 남한 자료들을 열람한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또 “겨울연가 같은 드라마는 북한 내에서 몇 년 전부터 불법 복제 CD가 돌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도 상당수 봤을 것이다”면서 “나도 평성시장에서 남한 드라마, 영화 CD를 구입한 적이 있는데, 거래상들에게 물어보니 남한영화는 개봉한 지 한두 달내로 북한에 들어온다고 했다. 황진이 같은 최신 영화도 이미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븍측에 제공된 드라마는 ‘주몽’ ‘대장금’ ‘황진이’ ‘다모’ ‘파리의 연인’ ‘내 이름은 김삼순’ ‘겨울연가’ ‘올인’ 등이다. ‘취화선’ ‘오아시스’ ‘올드보이’를 비롯, ‘마리이야기’ ‘봄날은 간다’ ‘YMCA 야구단’ ‘지구를 지켜라’ ‘혈의 누’ ‘말아톤’ ‘천하장사 마돈나’ ‘라디오 스타’ 등이 영화 모음으로 포함돼 있다.

다큐멘터리는 ‘DMZ는 살아있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희아’ ‘3층의 부두함두루 5층의 부처님’ ‘분만실 72시간 엄마, 아기를 만나다’ ‘위험한 동거, 한탄강’ ‘국제결혼가정을 위한 다문화 캠프 우리는 하나, 코리안’ ‘한국인 첫 우주인 후보-고산.이소연’ 등이다.

이밖에도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머문 백화원 영빈관에는 삼성, LG가 생산한 텔레비전과 DVD플레이어 각 2대씩이 전달됐고, 특별수행원들이 둘러본 3대혁명전시관 중공업관에도 삼성이 만든 TV와 DVD 플레이어가 1대씩 전달됐다.

또한 권양숙 여사가 둘러 본 한의학 연구시설인 고려의학과학원에는 생체전류 및 저주파 치료기가 전해졌고, 조선중앙박물관에는 다라니경복사본과 문화재 도록 2종이 각 3권씩 전달됐다.

노 대통령이 주최한 답례만찬에 참석한 북측인사 130명에게는 전남보성 보성녹차, 경기안성 백련잎차, 강원평창 타타리메밀차, 충북청원 허브차, 충남청양 구기자차, 전북김제 하소련 백련차, 경북안동 국화차, 제주 오가피차 등 지역특산 명품차와 다기로 구성된 선물세트가 전달됐다.

노 대통령이 4일 방문한 남포 평화자동차 공장과 개성공단 등 산업시설에는 대통령 휘장이 새겨진 벽걸이 시계가 각각 5개와 20개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