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김정일 공연관람 모습 공개 안해

북한의 조선중앙TV는 16일 오후 5시 뉴스 시간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32차 군무자예술축전 공연을 관람한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공연 관람 모습은 단 한 장도 내보내지 않은 채 북한군 중대군인들의 공연사진 12장만을 공개했다.

앞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일시나 장소를 밝히지 않은 채 김 위원장이 김격식 군총참모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을 비롯한 고위 군 간부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리제강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등 당 간부들과 함께 조선인민군 제32차 군무자예술축전에 참가한 해군 제155군부대 관하 함(艦)과 제833군부대 관하 중대, 제1313군부대 관하 중대군인들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 공연은 20여 명이 나란히 앉으면 꽉 찰 정도로 폭이 매우 좁은 소극장에서 진행됐다.

공연장에는 계단식 무대가 설치돼 있고, 무대 뒤쪽에는 군부대 마크로 보이는 4각형 깃발 12개를 만국기처럼 줄에 매달아 놓은 장식물이 걸려 있었다.

중앙TV는 북한해군 군인 87명이 계단에 앉은 채로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율동을 하며 합창하는 장면, 80여 명의 여군들이 일부가 분홍빛 조화를 흔드는 가운데 노래를 부르거나 공연을 하는 장면, 남자 군인 4명의 합창 장면,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남자 군인 3명이 소총을 메고 공연하는 장면 등이 담긴 사진을 내보냈다.

그러나 12장의 사진은 북한 군인들의 공연 모습만을 조금 멀게 또는 가깝게 찍은 것들이며, 무대 이외의 관람석 모습이나 김 위원장이 관람하는 모습 등은 찾아볼 수 없어 이들 사진이 실제로 김 위원장의 공연 관람 때 촬영된 것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제31차 군무자예술축전 당시에는 김 위원장이 북한군 간부들과 함께 관람석 맨 앞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사진이 공개됐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공훈국가합창단과 만수대예술단 등 중앙예술단체 예술인들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던 지난 6일에는 관련 사진을 단 한 장도 공개하지 않았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