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RSOI훈련과 6자회담 연계하나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25일 시작된 한미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관련, “6자회담을 깨뜨릴 수 있는 엄중한 후과(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주목된다.

비록 관영 매체의 개인 필명 논평을 통해서이긴 하지만 북한이 RSOI 훈련을 거론하며 6자회담 차질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물론 북한은 지난 22일에는 외무성 대변인의 언급을 통해 “한미 군사연습이 2.13 합의 이행에 그늘을 던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민주조선 논평은 이보다 약간 더 나아간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북한이 당장 RSOI 연습을 6자회담과 연계시키면서 회담을 거부하거나 2.13 합의에서 마련된 초기조치 이행을 미룰 가능성은 아직은 적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오히려 북한의 최근 RSOI 관련 반응은 다목적 포석을 노린 의례적인 엄포성 반발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북한은 매년 봄 이 훈련이 벌어질 때마다 관영 매체를 통해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으며, 지난해에는 군사연습 중단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제18차 장관급회담을 3월에서 4월로 연기하는 ‘액션’을 취한 바도 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어렵사리 2.13합의를 통해 북핵문제의 큰 전기가 마련된 상황에서 RSOI 훈련을 핑계로 북한이 이 판을 깨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이다. 또 쌀과 비료지원과 연계돼 있는 만큼 남북관계에서도 당장 특별한 차질이 있을 가능성은 적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반응은 북한 내부 단결용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미 공동군사훈련이 시작되면 북한은 통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러한 긴장감 고조를 통해 주민들을 다잡아 왔다고 말했다.

민주조선이 “6자회담을 깨뜨릴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향후 ‘북미관계 정상화’ 워킹그룹 등의 회의에서 한미군사훈련 중단 촉구 등 자신들의 입장을 강하게 요구하기 위한 명분쌓기용인 것으로도 지적된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현 시점은 방코델타아시아(BDA)의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면 2.13 합의에 따라 북미관계 개선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이라며 “민주조선의 논평은 6자회담을 깨뜨리겠다는 것 보다는 단지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약하게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