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징후 2006년과 닮은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움직임이 지난 2006년과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징후가 포착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은 현재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에서 ICBM을 조립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에서 중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2일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동창리 기지에서는 ICBM을, 깃대령에서는 중거리 미사일을 각각 발사할 것으로 보이는 징후가 잡힌 것이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ICBM 발사와 동시에 사거리 1천300km의 노동 미사일 또는 지난 2007년부터 실전 배치한 사거리 3천km 이상의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거리 5천km 이상의 ICBM과 1천300~3천km 이상의 중거리 미사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발사해 ‘위기지수’를 극대화할 것이란 분석인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06년 7월5일에도 동일한 행동을 취한 바 있어 이번 ICBM 발사 징후와 2006년 실패한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때와 정황이 매우 유사하다는 관측이다.

당시 북한은 깃대령에서 오전 3시30분과 오전 4시 스커드와 노동으로 보이는 미사일 각각 1기를 발사했다. 이어 오전 5시에는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서 대포동 2호를 쏘았다.

그리고 오전 7시30분과 오전 8시20분, 오후 5시20분에 각각 스커드와 노동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대포동 2호는 40초간 비행하다가 동체가 부러져 해안가에 떨어졌으며, 나머지 미사일은 깃대령에서 400km 떨어진 동해상에 낙하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발사된 ICBM의 요격 가능성에 대비해 중거리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최근 실전 배치된 신형 중거리 미사일은 시험발사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발사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는 깃대령은 원산에서 남쪽으로 약 40여km 거리에 있다. 안변과 고산지역에 걸쳐있는 금강산 등 험준한 산악을 끼고 있어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등 미사일 기지로 완벽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험준한 산악지형 때문에 이동식 발사대를 장착한 차량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고, 발사 후 발사대를 즉각 은폐하기 쉬운 곳이다.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동식 발사대를 장착한 차량이 자주 목격됐다가 사라지곤 해 군당국의 주요 감시대상지역 중 한 곳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