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8년만에 당창건 중앙보고대회 열어

북한이 9일 노동당 창건 60주년(10.10)을 맞아 평양 릉라도의 5월1일 경기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정권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했다.

당 창건 중앙보고대회는 지난 97년 이후 8년만에 열리는 것으로,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 창건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보고대회가 기존 평양체육관이나 4.25문화회관 등 실내에서 열린 것과는 달리 이번 대회가 윗부분이 개방된 5월1일 경기장에서 대규모 군중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고 북한 매체들이 김 국방위원장의 대회 참석 등 행적을 신속히 보도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날 보고에 나선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총대철학과 선군사상은 북한 노동당 주체사상의 진수”라며 선군사상의 중요성에 연설의 상당부분을 할애한 점은 앞으로도 선군과 총대를 최우선 가치로 삼을 것임을 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이나 6자회담 등 대외관계와 관련한 내용은 전혀 없었으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를 엿볼 수 있는 장면도 포착되지 않았다.

반면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순항하는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6.15 북남공동선언의 기치에 따라 민족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의 3대공조를 실현함으로써 자주적이고 번영하는 통일강국을 일으켜 세우자”고 역설했다.

김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97년 이후 추대일(10.8)을 맞아 줄곧 열린 중앙보고대회가 올해는 생략되고 대신 노동당 창건 60주년 중앙보고대회가 대규모로 열린 점도 이채롭다.

이밖에 북한 권력순위를 엿볼 수 있는 주석단 서열은 특이한 변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60주년을 맞아 성대한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한 차원 높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주목받을 만한 조치들을 내놓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