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7월 복귀 의지표명 이후 `액션’ 주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7월중 6자회담 복귀 용의 표시로 1년 가까이 중단 상태인 6자회담 재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다음 ‘액션’이 주목된다.

이제 국제사회의 시선은 북한이 언제 구체적인 복귀 일정을 밝힐 것인 지에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17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 의지가 확고해야 한다” “미국과 좀 더 협의해 봐야겠다”며 ‘복귀의 조건’을 분명히 한 터여서, 적어도 이를 해소할 시일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 정부는 김 위원장의 17일 면담 메시지에 6자회담 재개와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의지가 확고하게 담겨있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대화 내용과 거기에 담긴 함의를 설명하기 위해 18일 미.일.중.러 4강에 특사를 급파했다.

미국에는 아프리카 지역을 순방 중인 이태식(李泰植) 차관을 일정을 중단하고 가도록 지시했으며, 러시아에는 정 장관을 수행했던 외교부의 김원수(金垣洙) 정책기획관을 서둘러 보냈다.

일본에는 20일 한일정상회담에서 직접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에는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21∼23일 방중을 계기로 면담 결과를 상세히 전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구체적 협의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이 총리의 중국 행에는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부 차관보가 동행한다.

정부는 특히 이 총리의 중국 방문과 그에 이은 북-중 협의, 그리고 이달 30일로 예정된 북한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리 근(李 根) 외무성 미주국 국장의 미국 뉴욕 방문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이를 전후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할 공산이 크다는 계산에서다.

정부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초청으로 방중하는 이 총리가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핵심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인 만큼 그 기회를 활용해 북한의 최종 결심을 유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가 한미정상회담에서의 대북 메시지와 정동영-김정일 면담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중국 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다는 것.

중국은 현재 북-중 협의 채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6자회담과 관련해 상황이 개선되면 후 주석의 방북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 근 국장의 뉴욕 방문은 아시아 안전보장 문제를 토의하는 국제회의 참석이 표면적인 이유다.

이 회의는 미국의 한 싱크탱크가 이틀 일정으로 주최하는 민.관 회의로 남북한, 미국, 중국, 일본의 정부 당국자와 민간전문가가 참석하며 미국에서는 국무부 아시아정책 담당자가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 국장이 미 정부 당국자와 접촉할 지 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그러나 지난 달 13일 미 국무부 실무진이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를 방문하는 형식으로 뉴욕접촉이 있었고 지난 6일에도 북한이 미측 관계자를 자기측 사무실로 와달라고 요청해 두번째 접촉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북한이 먼저 의지를 보여 줄 차례라는 점에서 리 국장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지난 달 22일 외무성 대변인 발표를 통해 “때가 되면 뉴욕 접촉선을 통해 미측에 공식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리 국장의 뉴욕 방문을 계기로 미측에 구체적인 복귀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 21∼24일 서울에서의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이 6자회담과 관련한 추가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부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이미 7월 복귀 의지를 굳힌 것으로 보이나 여진히 ‘미심쩍은’ 부분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에는 회담 일정과 관련한 시그널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