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10 黨창건일 앞두고 어김없이 “개가죽 바쳐라”

가죽 대신 현금상납 두 배 증가, 직장은 별도 부담

북한이 올해로 73주년을 맞는 당창건기념일(10.10)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기념행사와 당 자금 마련 명목으로 ‘개가죽’을 바칠 것을 지시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1일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당 창건일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주민들에게 당 자금 마련을 위한 개가죽 수매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개가 없는 사람은 현금을 바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매년 이 시기에 충성의 당자금 마련 명목으로 성인들에게 개가죽을 상납받아 왔다. 학생들에게는 토끼 가죽 과제가 주어진다. 수매라는 명칭을 붙였지만 내용은 상납이기 때문에 가죽을 내도 보상은 일절 없다.

이맘 때 시작되는 가죽 수매는 북한에서 수십년된 관행으로 주민들은 연례행사로 여긴다. 그러나 개를 키우지 않는 주민들 다수가 내야 하는 상납액수가 인상돼 주민들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소식통은 “제목은 개가죽 수거인데 사람도 먹을 것이 부족한 조건에서 개를 키우는 집도 많지 않다”면서 “직장에 다니면 이중으로 부담해야 하지만 당 자금 명목이라 불만이 있어도 입도 벙긋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개가죽 대신 현금을 바칠 경우 개인당 쌀4kg으로 계산(1kg=5000원)해서 북한돈 2만 원을 내야한다. 2014년까지만 해도 1만 원을 냈다고 한다. 쌀 가격도 당시와 큰 변동이 없지만, 개가죽 비용은 두 배로 뛴 셈이다.

개가죽 수매는 공장, 기업소와 인민반에서 따로 진행하기 때문에 직장에 배치된 주민들은 이중 부담을 해서 총 4만 원을 내야 한다.

이와 관련 양강도 소식통은 개가죽 수매용으로 군 단위 농장에서는 중국 돈으로 24위안(약 28,000원)을 내도록 하고 이중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양강도에서도 노동자들은 직장과 인민반에서 따로 2만원씩 바쳐야 한다.

소식통은 “아침이면 개가죽 수매를 하라는 인민반장의 목소리가 동네를 채우고 다닌다”면서 “가난한 집들은 낼 형편이 못되는데 자꾸 내라고 따지니까 인민반장의 목소리만 들어도 문을 잠그고 집을 나가 버린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면제는 어림 없다. 인민반장이 한밤 중에도 찾아와 닦달을 하는 통에 가난한 주민들은 빚이라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양강도는 개가죽 수매 이전에도 삼지연과 혜산 도시 건설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 명목의 상납 운동이 진행되고 있어 이번 개가죽 추가 부담으로 주민들의 부담은 날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