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성공 포장해 체제 공고화 노릴 것”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포장하면서 대대적인 체제선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김정일 유훈’이라고 선전해온 만큼 이번 핵실험 계기로 유훈관철의 충실한 계승자, 집행자로서의 김정은을 우상화할 수 있다. 최고지도자가 된지 1년 밖에 안 된 김정은이 체제 안전성과 통치력 강화에 핵실험을 십분 활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북한이 1, 2차와 달리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하 핵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공개한 만큼 각 선전 매체들도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프로파간다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천해성 통일부 정책실장도 데일리NK에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최대한 활용해 김정은 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 선전매체들은 이날 ‘3차 핵실험 성공’ 소식을 접한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조선중앙TV에서 한 시민은 “지하핵실험에서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끓어오르는 격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고, 대외용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도 “지금 제3차 지하 핵실험 성공 소식에 접한 온 나라 천만군민은 끝없는 감격과 환희에 넘쳐 있다”며 민심을 전했다.


또한 사흘 앞으로 다가온 김정일 생일(2월 16일)과 핵실험 성공을 기념하는 동시에 김정은의 ‘영도력’을 선전하는 각종 결의모임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09년 2차 핵실험 때도 주민들에게 ‘핵보유국’의 자부심을 가질 것을 독려하며 김정일 업적으로 선전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주민들에 “핵을 보유함으로써 강대국인 미국과도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다”고 선동, 경제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고 했다.


김정일은 과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외적인 위기를 조성해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돌리면서 결속을 다져왔다. 2009년 2차 핵실험 당시에도 북한은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주민결속용 내부 선전을 진행한 바 있다.


2010년 입국한 김명성(가명) 씨도 “2009년 하반기부터 거리엔 ‘핵보유국의 공민된 자각을 안고 일터마다에서 혁신을 일으키자’ 등의 구호들이 나붙었다”면서 “당시 학습, 강연 자료들엔 ‘핵보유국으로 되게 하여주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최대의 영광을’라는 문구들이 등장했다”고 소회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이러한 선전과 달리 일반 주민들은 핵실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불안해 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김 씨는 “핵무기를 발사하면 발사한 쪽과 맞은쪽이 다 불바다가 된다는 것을 아는 주민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면서 “북한 당국의 선전은 말그대로 선전선동이라는 것을 대부분 주민들이 알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