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필리핀 반군세력에게 무기판매”

북한이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필리핀 최대 반군세력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에 1999-2000년 자동소총 1만정 등을 판매한 것으로 동남아시아 치안당국의 조사로 밝혀졌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3일 보도했다.

또 북한은 자국산 소형잠수정의 밀매도 시도했으나 치안당국에 의해 사전에 포착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동남아 치안소식통은 치안당국이 지난해 11월 MILF로부터 압수한 서류에서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동남아시아 역내 치안당국이 관련정보를 공유하는 등 경계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1999년 중반께 ‘림규도’라는 북한의 무기판매업자와 MILF의 가잘리 자파르 정치담당 부의장이 미국제 M16 자동소총 1만정과 다른 종류의 총 200정, 수류탄 및 예비부품 등을 총액 200만 달러에 거래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MILF측은 같은 해 9월25일 말레이시아인의 중개로 100만 달러짜리 수표 2장을 북한측에 지불했으며 무기는 제3국을 경유해 이듬해 말까지 배편으로 수차례에 나뉘어 MILF의 거점인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으로 운반됐다.

이 거래와 별도로 MILF는 1999년 6월 북한에 소형 잠수정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 2002년께에 계약금조로 MILF가 수십만 달러를 지불했던 것으로 관측되나 일련의 움직임이 치안당국에 포착돼 거래는 중단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잠수정의 경우 자폭 테러와 테러세력의 잠입 등 목적에 사용될 수 있는 장비라는 점에서 역내 국가들이 경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는 북한에 무기수출은 마약밀매나 달러위조와 더불어 중요한 외화벌이의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또 테러조직에 대한 북한의 무기판매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이유 3중 하나라면서 이번 MILF에의 무기판매로 그 일단의 드러났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