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일 복구 프로그램 ‘컴백’ 이용해 외부 콘텐츠 시청 단속”

USB.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삭제된 파일을 복구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외부 콘텐츠 유입·유포 및 시청을 적극 단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내에 입국한 한 탈북민은 15일 데일리NK와 만나 “북한에 있었을 당시 관련 상무(단속반)들이 ‘컴백’을 들고 다니면서 컴퓨터나 USB를 검열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봤다”면서 “컴백으로는 삭제된 파일을 복구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외국 영화 CD나 USB 불법 복제와 판매, 시청을 전문적으로 단속하는 검열단을 운영하고 있다. 당, 보위부, 보안성 합동 검열단인 109상무가 최근 627상무로 개칭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민이 언급한 컴백은 과거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던 복구 프로그램이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오래된 프로그램이다. 불법으로 다운로드된 프로그램이 북한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외부 영상 및 정보를 전문적으로 단속하는 조직이 과거 국내에서 사용되던 복구 프로그램을 이용해 단속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복구프로그램 '캠백'
복구프로그램 ‘캠백’. /사진=컴백 프로그램 메뉴얼 캡처

그는 “컴백으로 복구를 해도 실제 파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단속원들이 파일 이름을 보고 어떤 내용일지 추측한다”고 말했다.

윈도 운영체제에서 파일을 제거해도 실제 데이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파일 중 정보를 담고 있는 일부 영역이 삭제된다. 복구 프로그램을 남아 있는 데이터 영역을 찾아내 파일을 복원하는 원리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컴퓨터 사용을 계속하면 해당 파일이 있던 위치에 다른 파일들이 덧씌워져 데이터가 손상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단순 프로그램으로 완벽한 복구를 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 때문에 단속원들이 복구된 파일을 실행 시켜 실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파일명으로 내용을 유추해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탈북민은 “단속원들이 파일명으로 유추할 수 있다는 점을 주민들도 알고 있다”면서 “이에 파일명을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된 적 있는 방송 이름으로 바꿔 단속을 피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조선중앙TV 방송물로 이름을 바꿀 경우 단속원들이 의심은 한다”면서 “그래도 내용물을 확인하지 못하니 어쩔 수 없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탈북민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최근에는 컴백을 이용한 단속이 활발하지는 않다”면서 “워낙 많은 외부 동영상들이 있어 인력이 부족한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확인불가능한 과거 사건에 얽메이기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집중해 단속을 벌인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은 주민들이 외부영상물이나 편집물을 시청하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최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채택, 각종 뉴스·외국 문화콘텐츠 등의 외부 정보 유입·유포는 물론 체제 우상화 선전물 등 내부 정보 유출에 관한 통제 강화를 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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