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부 대신 민간 접촉 통한 남남갈등 전술 펴

당국회담 무산 이후 남북관계에 이렇다할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은 다시 남남갈등에 집착하는 양상이다. 대남 선제조치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국내 여론을 북측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여론분열 전술로 해석된다. 


회담 무산 이후 우리 측이 ‘신뢰를 쌓기 위한 대화를 갖자’는 제의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중 정상회담 직전인 26일 강원도 원산 부근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번 저강도 미사일 도발은 한중정상회담에 따른 외교적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후반부터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전을 지속하고 있다. 


대신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측 조선종교인협의회(KCR)와 남측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의 만남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내년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총회 공동개최를 서울, 평양, 금강산 등에서 여는 문제를 논의했다.


또 6·15공동선언실천 남.북.해외측 위원회 공동호소문을 14일 발표했고,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 평양지부 대표도 조선중앙통신 기자회견을 통해 6·15공동행사 개최 제의 거부를 비난하면서 ‘6·15공동선언 존중, 이행 및 화해와 단합,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투쟁’을 선동했다.


특히 당시 북한은 남측 민간단체에 팩스를 보내 ‘남한 정부의 당국 간 회담 거부는 반통일, 반민족행위이며 이를 단죄하는 기자회견·성명을 조직하라’고 선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도 지난달 18일 ‘민족단합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북과 남의 각 정당·단체들은 주의주장과 당리당략을 전면에 내세우지 말고 민족공동의 이익을 위해 대범하게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6·15남측위가 베이징에서 4, 5일 7·4공동성명 공동행사 문제로 북한과 해외 측 위원회와 함께 만나겠다는 한 것도 ‘통민봉관’을 추진하는 북한 의도가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2013년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에서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을 참가시키겠다고 통보했다. 이 대회에 북한팀 참가는 2008년 중국 대회 이후 5년 만이고, 여자축구팀이 한국을 찾는 것은 8년 만이다. 사회단체와 스포츠 교류 활성화를 통해 북한의 평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통일부는 2일 “비정치적이고 사회·문화적 교류는 상황을 봐서 유연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북한은 2011년 1월에도 국내 여러 민간종교단체에 팩스로 신년사와 정부정당단체연합성명을 통해 각종 행사와 대화를 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