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른 더위에 샘물(생수)·까까오 장사 성업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5월 27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미진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 당 5200원에 거래되고 있고, 혜산은 56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달러는 평양은 1달러 당 8,150원, 신의주는 8,300원, 혜산은 8,480원으로 지난주보다 조금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 당 2300원, 혜산에서는 24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 당 평양 13000원, 신의주 14000원, 혜산 145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9450원, 혜산에서는 845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100원, 신의주 5200원, 혜산은 5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이었습니다.

1. 최근 한국의 날씨가 꽤 더워서 그런지 요즘 아이스크림 등이 잘 판매된다고 하는데 북한의 날씨는 어떤가요? 더위에 대비한 북한 주민들의 시장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오늘 시간을 통해 북한 장사꾼들의 더위에 대비한 장사활동 현황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요즘 날씨가 덥잖아요, 북한의 날씨를 보니까 요즘 한국의 날씨와 별 다르지 않더라구요. 그래선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오는 소식에는 장마당에서 오이냉국이나 얼음, 그리고 까까오 등이 잘 팔린다고 합니다. 또 일부 지방에서는 샘물도 잘 팔리고 있어 단기 돈벌이를 노리는 장사꾼들이 조금이나마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북한에서 살 때 노동신문에서 물 때문에 고생하는 나라들의 소식을 읽으면서 물까지 사먹는 나라는 망조가 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왜냐면 쌀 사먹을 돈도 없는데 물까지 왜 사먹는가 하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제가 살던 양강도에서는 물이 많기도 했거니와 그냥 먹을 수 있는 샘물도 여러 곳에 많았거든요.

2. 북한 주민들의 여름나기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급격한 지구 따뜻해짐 현상으로 한국도 더워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전기 공급이 원활한 한국에서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북한에서는 전력사정이 좋지 않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선풍기 등의 사용이 어려운데 주민들은 어떻게 대처하는가요?

네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살았던 양강도에서는 낮과 밤의 온도차가 심하거든요, 낮에는 머리가 따가울 정도로 햇볕이 쨍쨍하다가도 해가 넘어가기만 하면 서늘한 기온이 감돌고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있어 선풍기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날도 많았답니다. 하지만 이건 산골의 경우에 있는 일이고 흔히 도시나 산과 거리가 먼 곳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더울 때 얼음물이나 까까오, 오이냉국이 더위를 날려 보내는 최고의 해결책이 되죠. 이런 더위가 오면 장사꾼들은 수단과 방법을 다해 얼음을 얼리고 까까오를 만들기도 하는데요 때에 맞게 얼음덩어리 장사 등도 등장한답니다.

3. 까까오라는 것을 처음 들어보는데요, 한국엔 없거든요. 까까오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까까오라는 것은 한국에선 흔히 아이스크림이라고 하죠, 북한에서는 아이스크림이라고 하는 것은 컵에 담아서 숟가락으로 떠먹는 아이스크림이 있고 한국에서처럼 손에 들고 먹는 것을 까까오라고 합니다. 까까오 재료는 우유나 설탕조금, 그리고 물, 사카링도 조금 들어가고 종류에 따라 들쭉원액도 들어간답니다.

4. 더위를 날려보내려는 주민들이 오이냉국도 잘 사서 먹는다고 하셨는데요, 오이냉국이 잘 팔린다면 오이가격도 오를 것 같은데 어떠세요?

네 잘 지적하셨네요, 오이냉국이 잘 팔리면 당연히 오이가격이 오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도 지금 오이가 한창이지 않아서 비닐하우스에서 생산한 오이나 중국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오이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그럼 당연히 가격이 오르죠. 지금 오이 1kg은 3500원을 한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오이 가격이 오르면 오이를 조금씩 넣고 물에 얼음을 띄워 냉국을 만들어 판다고 합니다. 이때라고 생각한 비닐하우스 재배농가들이나 농장들에서는 오이를 주로 많이 심어서 판매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초여름 일반 주민들 농가나 농장들에서 대대적으로 오이가 나오기 전까지 빨리 판매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답니다.

이렇게 오이가격이 오르다보니 오이재배를 해서 돈을 벌어보려는 일부 주민들도 있는데요, 하지만 소극적으로 하는 개인들은 별로 이득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저도 북한에 있을 때 오이를 일찍 팔아보려고 시도했었는데요, 워낙 도둑맞는 일이 다반사라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답니다. 한두 해 해보다 포기하고 말았거든요, 대신 집에서 일찍 오이모를 키워서 남들보다 빨리 옮겨 심어서 그나마 오이 덕을 보기도 했답니다. 한편 장마당에서는 밀수로 들여오든지 아니면 세관을 통해서 오이 등 더운 시기에 적절히 잘 팔리는 상품들을 들여오기도 하는데요, 북한은 냉장보관을 보장할 수 없는 실정이잖아요, 그런 만큼 주민들의 오이보관방법 또한 현명하답니다. 비닐 주머니에 넣어서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한 다음 물통에 담궈놓던가 아니면 빨리 소비할 것은 밤새 통째로 물통에 넣어서 보관하면 다음날 시장에 가지고 나갈 때까지 싱싱하답니다.

5. 좀전에 북한 일부 지역들에서는 샘물장사도 잘 돼 주민들의 수익에 도움이 된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들에서 샘물장사가 잘 되고 있는건가요?

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한데 의하면 함경남도 단천과 함경남도 고원군 그리고 평안남도 순천이나 평성 간리 등 여러 지역들에서 샘물 장사가 서민들의 생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단천이나 고원, 청진 등 여러 지역들에서는 열차가 정전대기를 하고 있는 시간이 많거든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주민들은 더위를 참기 위해 샘물이나 얼음물을 사먹습니다. 이런 경우를 이용하여 다른 지역에 사는 주민들까지 열차가 서 있는 곳까지 샘물을 운반해 장사를 하거든요. 지난해에 평성 장사를 다녔다는 한 주민은 단천역에서 정전대기를 3박 4일을 있었는데 물 장사꾼들이 난리도 아니더라고 전했습니다. 어떤 주민들은 온 가족이 동원돼서 일부는 판매를 하고 일부는 샘물을 운반하고 정말 한 달 돈벌이를 단 3~4일 동안에 다할 정도였다고 말했답니다. 열차 안에 있는 주민들은 더위에 지쳐 얼음물이나 샘물로 머리를 감기도 하고 일부 주민들은 여러 번 사서 상반신을 씻는 것으로 더위를 날려 보내려고 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연히 샘물장사들은 밤잠을 잘 새도 없이 샘물을 퍼 날라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순천지역은 석탄이 많이 나는 지역이라 샘물이 흔치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달리기 장사꾼들이나 길거리 행인들이 더위를 식히려면 물을 사서먹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순천지역에서는 샘물 한 병에 보통 2000원을 하는데요, 양강도 산골에서는 생각지도 못하는 가격이지만 순천에서는 사서먹을 수밖에 없답니다. 순천지역에서 살았던 한 탈북자는 길거리 장사꾼들 중 여름이면 가장 좋아하는 장사꾼들이 물 장사꾼들이라고 하더라구요, 물은 공짜이잖아요, 샘물을 자기 힘으로 가져다가 팔기만 하면 돈이 되는거 잖아요, 그러기 때문에 힘들어도 먼곳까지 가서 샘물을 가져다가 판매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6. 북한의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여름철 더위를 맞아 얼음장사를 하는 장사꾼들이 전기가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가요?

네,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 하면 전기난도 한몫 하죠. 전기는 항상 들어오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러기 때문에 전기가 오는 시간동안 장사를 할 수 있는 얼음을 최대한 얼립니다. 그리고 이제는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주민들의 마음이 서로 융합이 돼서요, 이전에는 냉동기나 극동기가 있는 집들에서만 얼음 장사를 했다면 지금은 냉동기, 극동기가 있는 집들은 전업으로 얼리는 작업만 하고 판매는 다른 장사꾼들이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보다 효과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냉동기나 극동기가 없는 주민들도 까가오나 얼음 장사를 할 수 있어서 너 좋고 나좋고 그런 식으로 장사활동은 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전기가 잘 오지 않잖아요, 그럴 때면 대부분은 개인 발전기를 돌려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개인 발전기도 한계가 있거든요, 제가 알고 있는 한 친구는 남편이 밀수꾼이거든요, 혜산과 중국 장백현이 바로 강을 하나 사이에 두고 있는 것만큼 불법이지만 서로 강가에서 물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전기가 하루 이틀 연이어 오지 않는 경우에는 중국에 전화를 해서 대형 얼음을 통째로 받는다든가 아니면 까까오를 만들어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넘겨다 팔기도 했답니다. 그럴 땐 없어서 못 팔죠.
 
7. 최근에는 북한 당국이 장마당을 단속한다는 말이 들리지 않는 것을 봐서는 아마 시장활동은 자유롭게 하고 있는가보죠?

네 북한의 경우 지금이 보릿고개의 절정이잖아요, 6월 중순이 지나 올감자나 햇보리를 먹을 수 있는 때까지 가자면 아직도 20여일이 남아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주민들의 시장 활동을 통제하면 생계에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불만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갖은 동원에 참가하는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단속이나 통제로 생계에 위협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더운 여름철 주민들의 까까오장사라도 해서 생활에 보탤 수 있게 김정은 우상화 건물들에 보내지는 전기를 일반 주민들에게 보내줬으면 하는 바람 또한 전하고 싶습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