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순차 개학 카드’ 꺼냈다… “대학생·고3 17일부터 수업 시작”

소식통 "이외 대상 5월 20일까지 방학 전격 연기...약한 면역력 감안한 조치"

북한 학생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서광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결국 순차 개학 카드를 꺼내들었다.

21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 및 지방 대학과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3학년(졸업반 학생)들만 17일 계획대로 개학했고, 고급중학교 1, 2학년과 초급중학교(중학교, 3년제), 소학교(초등학교, 5년제), 유치원, 탁아소는 5월 20일까지 방학을 연장한다는 교육성 지시가 각 학교에 하달됐다.

앞서 북한 선전 매체 ‘내나라’도 20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매체는 각 학교의 정확한 개학일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식통은 17일 전국 중앙 및 지방 대학에서는 8시부터 약 30분간 태양절(김일성 생일) 선서를 학급별로 진행한 후 수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소학교 2학년 이상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원, 소년단원들 역시 학급 단위로 집체(집단) 선서가 진행됐고, 이후 고급중학교 3학년 학생들만 남아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이 이번 개학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위(당국)에서는 면역이 약한 년령(연령)기 학생들은 세계적인 전염병(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드는 상태를 봐가면서 개학시키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모(징집)와 대학입학 통지서를 받은 애들을 제외한 나머지 고급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한 교실에 모여 수업을 받고 있다”면서 “각 학교는 한 달 정도 수업을 진행하고 졸업시킨다는 구상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개학 지시에 제외된 인원을 대상으로는 여름방학 없이 보충 수업을 통해 학업 공백을 메꾸겠다는 복안도 마련했다. 결국 북한 당국이 후비대(後備隊) 양성과 군 병력 확보 등 체제 보위와 관련된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한편, 이번 조치에 현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그래도 순서대로 학교들이 개학이라도 시작하니, 나라 전염병 사정이 조금은 안심된다고들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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