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복되는 자연재해로 기상문제 관심

총리회담에서 남북이 기상정보 교환과 관측장비 지원 등 기상협력을 위한 실무접촉을 내달 갖기로 한 것은 자연재해에 대한 북한의 각별한 관심이 반영된 것이다.

북한이 기상정보 교환과 관측장비 지원을 요구하는 배경은, 매년 되풀이되는 자연재해가 국지적 피해에 그치지 않고 북한의 경제회생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중의 하나라는 데 있다.

남측은 남북정상선언에 이어 총리회담에서도 자연재해 발생시 피해복구 등에 적극 협력키로 합의해 정부 차원에서 북한의 재해 복구에 적극 나설 방침임을 밝혔다.

북한은 매년 수해나 가뭄, 태풍 등 자연재해로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입고 있다.

집중호우에 따른 물난리로 농경지 침수나 산업시설 파괴, 수많은 수재민이 발생하고, 때로는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들어가 식량난을 가중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없는 재원에 복구자금까지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중,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8월에도 사상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500여 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되고 수천 명이 부상했으며 10여만 명이 집을 잃는 등 수재민이 90여만 명으로 기록됐고, 생산시설과 농지의 피해도 막대했으며, 9월에는 제12호 태풍 ‘위파’가 휩쓸고 지나가 또 다시 물난리를 겪었다.

지난해 7월에도 북한은 수해로 844명이 사망.실종되고 2만 8천여 가구의 수재민이 발생했으며 2만 3천여 정보의 농경지가 침수.매몰됐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듬해인 1995년부터 90년대 말까지 홍수와 가뭄이 되풀이돼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고, 지금도 당시를 ‘고난의 행군’이라고 일컬으며 주민들에게 난관극복의 정신무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 결과 북한은 자연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기상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남한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북한의 기구는 1946년 7월 설립된 기상수문국. 산하에 중앙기상연구소, 수문연구소, 중앙기상수문해양자료보급소, 동해해양기상연구소, 서해해양기상연구소, 개성시 수문관측소, 김일성대학 기상연구소 등을 두고 있다.

1970년대 들어서는 각 군마다 기상관측소를 설치했다.

이 가운데 기상 예보를 담당하는 곳은 중앙기상연구소인데, 현재 중.장기예보 연구실을 비롯해 위성기상 연구실, 농업기상 연구실, 기상정보 연구실 등 20여 개의 연구실을 갖췄다.

이 연구소는 위성기상 자료에 기초해 구름과 해수 온도, 황사 등 대기 환경요소들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최근에는 극궤도 위성기상자료, 정지위성 기상 정보를 이용한 대기 환경 연구를 심화시켜 나가고 있다고 북한의 대외 홍보잡지 ‘금수강산'(2007년 1월호)이 밝혔다.

이 연구소는 특히 앞으로 재해성 기상 현상에 관한 연구, 지구 온난화에 따르는 기후 변동 연구, 농업 생산에 이바지하는 기상학적 연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은 1975년 세계기상기구(WMO)에 가입하고 국제사회와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편 남측의 기상청은 통일부의 협조를 얻어 금강산 관광지구에 자동기상관측장비(AWS)와 황사관측장비를 설치하고 지난달 22일 준공식을 가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