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 승전 60주년 각별한 `축하’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을 맞아 맹방으로서 돈독한 우호관계를 과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북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낸 것을 비롯해 북한 지도부가 러시아 대사관의 승전기념 연회에 대거 참석하는 등 각별한 ‘축하’를 하고 있다.

이는 북핵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과 함께 전통적 혈맹인 러시아와의 변함없는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9일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60년전 러시아 인민은 파시즘을 격멸하는 영웅적 투쟁을 벌여 조국을 수호하고 세계 평화와 안전을 이룩하는 데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조(북)ㆍ러 친선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확대 발전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으며 박봉주 내각 총리는 미하일 프라드코프 총리에게, 백남순 외무상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에게 각각 축전을 보내 승전 60주년을 축하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같은 날 저녁 평양 대동강외교단회관에서 안드레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가 마련한 승전 60주년 기념연회에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김 상임위원장을 포함,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이자 인민무력부장인 김일철 차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양형섭 부위원장, 내각 로두철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김일철 차수는 “히틀러 파쇼와 일본 군국주의를 반대하는 투쟁에서 조선(북한) 인민은 언제나 소련 인민과 함께 했다”면서 “앞으로도 전통적인 조ㆍ러 관계가 끊임없이 강화 발전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인민무력부 등 북한의 중앙기관과 단체들은 소련군의 해방을 기념하기 위해 평양 모란봉 기슭에 세운 해방탑과 소련군 묘소에 잇따라 헌화했다.

북한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에 북한군 리종산 차수와 최 광 전 인민무력부장 미망인 김옥순씨를 파견했다.

이밖에 노동신문과 평양방송,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언론 매체들도 러시아 전승 기념 기사를 일제히 내보냈으며 조선중앙텔레비전은 러시아 전쟁영화 ‘전쟁의 세 번 째 해에’를 방영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는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해 반제투사노병위원장인 리종산 북한군 차수, 리을설 원수 등에게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메달을 증정하며 양국간 우의를 다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