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표단 美서 금융 배우기…19일 북·미 금융실무회의

▲ 기광호 재무성 대외금융금국장

북.미간의 전반적 금융관계 정상화 문제를 논의할 금융실무회의가 19일부터 개최되는 가운데 미국을 방문한 북측 대표단이 뉴욕에서 국제 금융시스템 배우기에 나섰다.

기광호 재무성 대외금융금국장을 단장으로 한 6명의 북측 금융실무회의 대표단은 16일(현지시각)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미국의 한반도 및 금융 전문가들과 만나 국제금융체제 편입방안 등을 논의한데 이어 주말인 17일에도 월가 금융기관 관계자를 만나 미국의 상업 금융을 배우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 대표단의 이런 행보는 국제금융체제 편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실제로 자본주의 금융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직접 확인하고 공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 대표단은 외무성 관계자 1명을 제외하면 단장인 기 국장과 함께 재무성 리철용 외환관리국 부국장 및 무역은행과 대성은행 관계자 등 5명의 금융 관계자로 구성됐다. 북한 금융인들의 미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열린 세미나에서도 북측 대표단은 국제금융체제 접근이 자신들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회 의장은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왜 여기에 왔는지를 묻는 질문에 북측 대표단 관계자는 어떻게 해야 국제금융체제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면서 “특히 세계은행 같은 국제 금융기구에 들어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고 북측의 의사를 설명했다.

그는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로버트 호매츠 골드만삭스 부회장과 월가 법률기관 관계자들은 북한이 국제금융체제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얘기를 했다면서 북측에 중요한 교육의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실질적인 국제금융 시스템 편입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삭제, 금융제재 해제 등의 절차 뿐 아니라 국제금융체제에 맞춰 자금 및 정보의 흐름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인적 왕래도 가능해져야 하는 등 북한의 내부 개혁이 요구되기 때문에 단시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미나 결과를 설명한 도널드 자고리아 교수는 중국과 베트남의 전례를 들면서 “매우 길고 긴 과정이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면서 북한과 같은 국가가 국제금융체제 및 국제질서 전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훈련된 사람과 경험, 기술 등 많은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시간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1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금융실무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자금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대표로 참석하며 위폐 제조 등 북한의 기존 불법 금융활동 근절과 향후 북한의 국제금융체제 편입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