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업증산에 軍 역할 주목

북한이 1일 발표한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농업 증산을 유독 강조함에 따라 그간 ‘선군정치’를 성공적으로 이끈 견인차로 평가받고 있는 군의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이날 발표한 ‘전당, 전군, 전민이 일심단결하여 선군(先軍)의 위력을 더 높이떨치자’라는 제목의 신년 공동사설은 올해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주공(主攻)전선을 ‘농업전선’으로 규정하고 식량 증산을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든 군이 앞장서 난제를 해결하는 선군정치 체제에서는 농업문제 해결에도 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군의 농업 분야 개입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작년 8월 인민군 제534군부대 예하 농장을 방문한 데 이어 10월에는 군이 새로 건설한 한 오리공장을 시찰하면서 “우리 인민들에게 훌륭한 식생활 조건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 9월 한 군부대에서 열린 것으로 추정되는 종자 품평회장을 시찰, “당의 농업혁명 방침 관철에서 선도자적 역할을 훌륭히 수행 하고 있다”며 군대의 노고를 격려했다.

또 인민군은 재작년 10월 콩 농사를 장려한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예하 부대에 콩 농사를 독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작년 3월과 10월에 각각 발행된 인민군 내부자료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이같은 사례는 북한 인민군이 자체 식량 및 부식 조달 수준을 넘어 국가적 농업증산 방침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1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거행된 ‘선군정치 10돌 기념 중앙보고대회’는 군을 앞세운 농업증산, 즉 ‘선군 농업’의 가능성을 더 높여주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 기념보고를 맡은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우리는 모든 역량을 농사에 총집중, 총동원할 데 대한 당의 의도를 높이 받들고 전당, 전군, 전민이 달라붙어 농업 생산에서 획기적 전환을 일으키며 인민경제 전반을 활성화하여 사회주의 경제건설에서 새로운 전진을 가져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나라의 군사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당의 전인민 무장화, 전국 요새화 방침을 일관성있게 관철해 나가야 한다”고 군 본연의 임무완수를 빠뜨리지 않으면서 여기에다 ‘농업생산의 획기적 전환’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김 차수가 “사회주의 경제건설은 현 시기 우리 앞에 나선 중요한 과업이며 강력한 국가 경제력을 마련하는 것은 당의 선군혁명 위업을 성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라고 언급한 대목 역시 농업 증산에 군의 주도적 역할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