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생일 맞아 ‘혈통’과 ‘계승’ 강조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6일 “혁명의 수뇌부 옹위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제일생명”이라며 67회 생일을 맞은 김정일을 중심으로 더욱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위대한 당의 영도따라 부강조국의 찬란한 내일을 위하여 힘차게 싸워 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백두의 혈통의 빛나는 계승 속에 주체혁명의 양양한 전도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신문은 이 문장에서 ‘혈통’과 ‘계승’을 강조했다. 이는 김정일이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의 역사를 잇는 정통성을 대표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은 “김정일의 혁명 영도사는 백두의 전통을 우리 조국과 혁명의 만년재보로 빛내어 온 역사”라며 “전통계승 문제는 혁명의 명맥과 사회주의의 전도와 관련되는 중대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수령(김일성)이 이룩한 업적과 전통을 굳건히 고수하고 빛나게 계승해 나가는 길에 조국과 혁명의 밝은 미래가 있다”며 “백두의 혁명 전통이 굳건히 계승되고 있기에 북한에서는 세대와 세기가 바뀌고 투쟁 조건과 환경이 달라져도 혁명의 명맥이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이 제기한 ‘전통계승=혁명의 명맥과 사회주의 전도와 관련된 중대사’, ‘혁명전통 계승→세대와 세기, 투쟁 조건과 환경이 달라져도 혁명의 명맥 유지’ 등의 주장을 두고 일각에서는 ‘3대 세습’을 염두에 둔 주장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백두의 혈통 계승’이라는 것은 과거에도 나온 것이지만 최근 ‘만경대 가문’ ‘천리마 정신’ 등이 강조됐던 점에 결부해볼 때 후계를 암시한 것일 수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후계자가 이미 선택이 돼 후계구도를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백두의 전통을 계승하자는 것은 ‘3대 세습’을 염두에 둔 주장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김정일이 예년에 비해 군부대나 산업시설에 대한 시찰을 강화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계문제를 ‘암시’하는 사설을 노동신문이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즉 김일성의 대를 이어 혁명과업을 수행하는 김정일을 부각시키기 위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실제 신문은 “우리 혁명은 계승자의 대오가 굳건한 전도양양한 혁명”이라며 “주체혁명의 새 시대에 자라난 우리 청년전위들의 가슴마다에는 혁명의 개척기에 높이 발휘됐던 한별(김일성) 옹위정신이 그대로 맥박치고 있으며, 최고사령관(김정일)의 예비전투부대, 별동대로 내세운 당의 믿음이 뜨겁게 간직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우리는 대를 이어 수령복(김일성), 장군복(김정일)을 누리는 김일성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김정일의 선군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나가야 한다”며 “수령결사옹위의 전통을 세기를 이어 끝없이 빛내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강성대국 달성 목표 해로 정한 2012년에 대해 신문은 “강성대국의 문을 열어제낌으로써 백두에서 시작된 우리 혁명의 성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굳건히 계승하며 선군조선의 국력을 최성기에 올려 세우려는 우리 당의 결심은 확고부동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