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과 납치·수교 포괄논의 입장”

북한은 일본과 관계정상화문제를 논의하는 워킹그룹에서 납치문제와 수교문제를 동시에 포괄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7일 북.일 워킹그룹이 열리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발 기사에서 소식통의 언급을 인용, “이번 회의를 앞두고 일본측은 납치와 국교정상화의 두 개 분과회를 설치하고 동시병행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조선(북)측은 그러한 분리안이 모든 문제를 포괄적으로 토의, 해결해야 할 관계정상화 회의의 성격에 맞지 않고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이 이루어낸 합의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보고 반대했다”고 전했다.

조선신보는 “일본측이 관계정상화를 토의해야 할 회의에서 납치문제만을 초점으로 부각시키면서 본연의 의제를 외면하려 할 경우 조선측의 거세찬 반발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관계정상화와 관련한 조선의 원칙적인 정책적 입장은 일관되고 일본의 그릇된 태도에 대해서는 강경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송일호 북측 대표단장의 언급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조선은 6자회담의 합의에 충실하게 일본과의 대화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6자회담의 합의에도 있듯이 두 나라의 관계정상화를 위해서는 평양선언에 근거해 일본의 과거 식민지 지배의 역사가 청산되어야 하고 유관현안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일본에 대해 과거청산을 강력히 요구하면서도 납치문제에 대한 논의도 피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신문은 “총련과 재일 조선인들에 대한 탄압은 특히 현시기 초미의 문제로 나서고 있다”며 “관계정상화를 위한 회의에서는 이 모든 문제를 포괄한 토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바로 그것이 6자회담의 합의에 따르는 토의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신보는 “6자회담에서 합의된 실무그룹의 하나인 조선과 미국의 관계정상화와 관련한 회의는 5일부터 뉴욕에서 먼저 시작됐다”며 “6자회담의 진전으로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국제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열리게 된 조.일 실무그룹회의는 그동안 조선에 대한 강경외교노선을 고수하면서 정세발전에 역행하던 일본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