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지원 끊기면 식량 최대 200만t 부족

이번 20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핵 실험 이후 끊긴 대북 식량.비료 지원 재개 여부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한의 지원이 없을 경우 북한이 올해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8일 ‘2007년 북한 농업 전망과 협력 과제’ 보고서에서 세계식량계획(WFP)의 열량.인구 분석 통계를 바탕으로 북한의 2007양곡연도(2006.11~2007.10) 총 식량 소요량을 524만t으로 추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WFP는 현재 북한을 ‘긴급 식량지원 국가’로 분류, 북한 주민 1명당 하루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열량의 75%, 즉 1천600㎉(연간 167㎏)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7월 기준 북한 인구는 WFP의 2005년 5월1일 기준 북한 인구 추정치 2천370만6천명에 연평균 증가율 0.9%를 적용, 2천413만5천명으로 추산됐다.

이에 비해 통일부는 WHO의 정상적 에너지 섭취량과 2천267만명의 인구 추계를 통해 올해 북한이 필요한 식량 규모를 647만t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급 측면을 보면, 예년의 기상과 비료 공급 수준을 가정할 때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430만t 안팎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국제사회의 지원과 상업적 수입을 더하면 총 식량 공급량은 470만t 정도가 될 전망이다.

남한의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을 경우, WFP의 최소 소요량에 근거한 연구원 추정치에는 54만t 가량, 통일부 소요량 기준으로는 무려 199만t의 식량이 부족한 셈이다.

반면 남한이 예년과 비슷한 40만t 수준의 대북 식량 차관을 재개할 경우 총 가능 공급량은 510만t으로 늘어 연구원 소요량 기준으로는 가까스로 수급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통일부의 추정대로라면 100만t 이상 공급이 부족하다.

권태진 선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만약 올해 한국의 비료지원과 식량차관이 재개되지 못한다면 북한의 식량 부족량은 최소 소요량 기준으로 50~60만t에 이르고 정상 소요량 기준으로는 200만t에 근접, 북한은 심각한 식량 부족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히 비료 지원까지 중단되면 올해 가을 수확량이 예년보다 50만t이상 줄어 2008년 식량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이어 “북한 주민의 3분의 1 가량은 자신의 능력으로 식량을 확보할 수 없는 취약계층이므로 외부의 인도적 지원이 감소할 경우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며 “현재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북한은 올 3월께 식량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춘궁기에 폭등하는 등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