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화물선 잇따른 침몰.조난..선박 노후 탓

작년 12월 이후 서해와 보하이(渤海)를 포괄하는 중국측 북해 구조해역에서만 3건의 북한 화물선 관련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4시께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북쪽 해상에서 침몰 위기에 처한 북한 화물선 조명 3호 선원 21명이 인근을 지나던 중국 어선 4척에 구조돼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조명 3호가 조난을 당한 북해 구조해역은 불과 1년 전인 작년 12월 3천t급 북한 화물선 룡월산호가 광석 2천900t을 싣고 북한을 출발해 톈진(天津)항으로 항해하다 다롄(大連) 인근의 라오톄산(老鐵山) 해역에서 침몰, 선원 17명이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던 곳이다.

또 40여일 전인 지난 10월28일에는 북한 화물선 증산호가 비슷한 지점에서 침몰해 선원 23명 가운데 20명은 구조됐지만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 화물선의 침몰.조난 사고가 잦은 것은 선박의 노후화가 기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해사당국은 작년 12월 룡월산호 침몰 당시 “선령이 오래된 낡은 화물선으로 적재화물을 단단히 고정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운항을 하다 강풍을 동반한 높은 파도를 이기지 못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원인을 추정했다

이번에 조난을 당한 조명3호 역시 화물을 적재하는 적화실 두 곳에 해수가 유입돼 선체가 균형을 잃고 기울면서 침몰 위기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선체가 오래돼 방수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해수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선체에 구멍이 뚫린 것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화물선의 경우 4년에 한 번씩 뭍으로 끌어 올려져 녹을 벗겨내는 ‘드라이도킹(dry docking)’ 작업을 받게 되는 데 이 때마다 철판이 조금씩 얇아져 선령이 오래되면 될수록 선체에 쉽게 구멍이 날 수 있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한국의 한 해운 전문가는 9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기상악화나 선박충돌이 아니라면 선박 침몰이나 조난 사고는 대부분 선령이 오래돼 선체에 구멍이 나면서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며 “북한 화물선의 경우 오래된 선박이 많아 선박 보수나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