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에 ‘中물품 안쓰냐’ 물었더니…”中 상표 떼기도”

최근 북한 측 관계자가 주민들이 중국산 식료품과 상품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국 취재진에 밝힌 가운데, 정작 주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산을 자국산으로 둔갑시키고 원산지를 속이는 일명 ‘라벨갈이’가 성행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라벨갈이는 원산지, 제조 연월, 원재료 등을 속이기 위해 의류나 상품에 부착된 라벨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국내에서는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있다. 북한 사회주의 상업법과 상표법에는 원산지 표기에 관련 규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2일 ‘중국산 아예 안 쓴다는 게 사실이냐’는 데일리NK의 질문에 “중국 상품이 왜 없겠나. 많은데 상표 다 떼이고 우리나라(북한) 상품인 것처럼 붙이는 경우가 있다”면서 “또 원료 부족으로 중국에서 생산하게 하고 들여와 (북한)상표만 딱 붙이고 팔기도 한다”고 전했다.

앞서, 한 북한 관계자는 지난 6일 남북통일 농구경기를 위해 방북한 남측 취재단에게 “식료품은 물론이고 일반 인민 소비제품에서 중국산은 이제 완전히 밀어냈다”며 “애들 키우는 집은 중국산 식재료로 쓴 음식 먹이지 않고 물건도 안전하지가 않으니 중국산 안 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북한) 물건이 좋다는 인식이 이제 다 퍼져있고, 우리가 만든 것이 훨씬 낫기 때문에 중국산을 이제 안 쓴다”며 “질이 좋지 않아 인민들이 찾지 않는다”고 북한의 국산화 조치를 자랑스럽게 언급한 바 있다.

북한 관계자가 이같이 주장을 한 이유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속적인 ‘국산화’ 강조가 꼽힌다. ‘대북 제재에도 끄덕 없다’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선전에 간부들이 적극 호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2016년 신년사에서 자강력제일주의를 언급하며 생산기술의 현대화와 원료 및 상품의 국산화 추진을 강조한 이후 북한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최근 신의주 등 북중접경 지역 일대 공장들을 시찰하면서 “경공업부문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우리 식의 국산화, 현대화의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고 있는 때에 이 공장 일군들과 로동계급은 난관앞에 주저앉아 일어설 생각을 하지 못하고 동면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 같은 분위기를 볼 때 북한 주민들은 최고 지도자의 결정사항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북한 시장에서 북한 제품이 양적으로 중국산을 넘어섰다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당국의) 적극적인 독려에 사탕 및 과자를 생산하는 가내반과 기업소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확실히 시장에서는 자국산이 늘고 있고, 이를 찾는 주민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