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장성택, 지난달 유럽 3국 극비 방문”

국방위원에 오름으로써 북한 권부의 ‘2인자’임을 재확인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지난달 초.중순에 걸쳐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3개 나라를 비밀리에 순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12일 “장 부장이 3월초부터 중순 사이에 프랑스 등 3개국을 극비리에 다녀왔다”며 “방문 목적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방문기간과 방문국을 볼 때 최근 이탈리아에서 사건이 불거진 김 위원장 가족용 호화요트 구입을 위한 거래, 지난해 8월 뇌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졌던 김 위원장을 치료한 프랑스 의료진 면담 등의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장 부장은 올해 1분기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 등을 19번이나 수행할 정도로 김 위원장을 밀착보좌하고 있으나, 2월25일 김 위원장의 함경북도 회령 현지지도 보도 이후 3월20일 김일성종합대학 수영관 현지지도 보도 때 다시 수행원으로 거명될 때까지 20여일간 북한의 언론보도에서 사라졌었던 점에 비춰 이 기간에 유럽을 다녀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이탈리아 방문기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994년 방북해 김일성 주석 부부를 만났을 때 함게 타고 대동강과 평양을 둘러봤던 요트가 낡아 이번에 최고급 호화요트로 교체하는 사업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노동당 39호실 산하 대성은행 계좌를 통해 이탈리아의 요트 구입 중개업자에게 송금했지만 이러한 돈 흐름이 유럽의 금융당국에 추적당해 돈만 날린 채 요트는 구입하지 못했다.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 사람들이 그동안 유엔 결의 1718호에 따른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층을 위한 물품거래가 외국 정보기관에 별로 들키지 않고 진행되자 긴장이 느슨해지는 바람에 현금 거래 원칙을 지키지 않고 이번에 은행거래를 했다가 걸린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본의 지지통신은 지난 5일 “유럽 금융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가족용 호화요트 구입 대금의 일부인 수백만달러를 압수했다”며 유럽 금융관계자의 언급을 인용해 “유럽 주재 북한 당국자가 구입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탈리아 이지무트사의 호화요트 2척으로, 전체 대금은 2천만달러(약 28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었다.

장 부장은 이탈리아 방문중엔 김일성 주석 때부터 평양을 드나들며 북한 최고위층과 친분을 다져온 이탈리아 사업가 장카를로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장카를로는 특히 방북할 때마다 김정일 위원장의 비밀파티에 참석할 정도로 김 위원장 및 장 부장과 절친한 사이며, 장 부장도 이탈리아를 방문할 때마다 그의 집에 초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부장은 프랑스 방문에선 프랑스 의료진을 면담해 최근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관한 자료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의료진의 소견과 처방 등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기간 사실상 통치를 대리해 오던 장성택 부장이 비교적 장기간 유럽을 돌며 해외방문을 한 것은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상당히 호전된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