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참사 직제란?

남한과 달리 북한의 주요 기관에서는 참사 직제를 널리 사용하고 있다.

북한 백과사전출판사가 발행한 ’조선대백과사전’ 제20권(2000년)은 내각, 외교대표부, 외무성,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등 중요 국가기관들에 참사 직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 사전은 참사를 “일정한 부문의 사업을 맡아 연구하고 책임일꾼(간부)에게 의견을 제출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국가기관일꾼”으로 소개하면서 한 기관에 참사가 여러 명 있을 경우 책임참사를 두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책임참사와 참사에 대한 더 이상의 설명이 없어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지만 최근 북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주로 대외 및 대남 기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김양건 노동당 전 국제부장은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및 남북정상회담 관련 인사의 오찬 자리에 국방위 참사 자격으로 배석했다.

국방위원회에 참사직제가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국방위 직제는 위원장, 제1부위원장, 부위원장, 위원 등이었다.

국방위 참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당 국제부장 출신이 맡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 그 비중이 꽤 높은 것으로 짐작된다.

국방위원에 김영춘 군 총참모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전병호 당 군수담당 비서 등이 포함돼 있는 만큼 참사는 위원 아래 직급일 가능성도 있다.

참사직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기관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 대남기구와 내각 등이다.

2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가하는 권호웅 북측 대표단장은 내각 책임참사 직함을 사용하며 종전에는 아태평화위 참사로 활동했다.

이번 회담의 북측 대표단원인 신병철씨 역시 내각 참사 직함을 갖고 있다.

역대 장관급회담 북측 대표단장을 지낸 전금진과 김령성도 모두 내각 책임참사 직함을 사용했다.

이들의 북한내 직책은 노동당 부부장급이지만 회담에 책임참사 직함을 갖고 나온 것은 내각 책임참사 직책이 장관급임을 말해준다.

조선중앙방송은 2000년 8월 1일 노동당 창건 55돌을 맞아 발표된 당중앙위원회 구호에 관한 반향프로에서 내각 사무국 참사실 지대용 참사의 반향을 소개해 내각에 참사실이 설치돼 있음을 확인했다.

외무성 내에서 참사는 부상(차관급)과 국장급 사이의 직책으로 송호경 전 아태위 부위원장도 외무성 참사를 지낸 바 있다. 그러나 외무성에는 책임참사 직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 주재하는 대표부 직제에도 참사가 있으며 담당에 따라 문화참사, 무역참사 등으로 구분한다. 참사는 대사, 임시대리대사 다음 순으로 참사가 대리대사를 겸임하는 대표부도 많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