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선군정치 50년 기념詩…김정은 내용 없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일의 ‘선군혁명 영도 50주년'(8.25)을 앞두고 김정일식 군사독재 정치를 적극 옹호하는 장문의 서사시를 게재했다. 


신문은 22일 ‘빛나라, 선군장정 천만리여!’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의 시에서 ‘선군정치’의 시작 배경과 전개과정, 최근 이어진 성과를 나열하며 김정일의 업적을 집중 선전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시는 1960년 8월 25일 당시 19세였던 김정일이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에 대한 김일성의 현지지도에 동행한 것을 선군정치의 기원으로 묘사했다.


1부에서는 “우리군대가 오늘과 같이 필승불패의 혁명무력으로 강화발전된데는 김정일동지의 공적이 매우 크다”는 김일성의 발언을 인용, 김정일이 20대부터 영장(領將)으로 지녀야할 모든 품격과 자질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이어 1963년 미국 정보함 푸에블로호 납북사건을 상기하며 “젊은 장군(김정일)의 엄한 노성이 울려갈 때 허장성세 날뛰던 미제의 전쟁소동은 거품처럼 잦아들었고 세계는 통쾌한 보도를 앞다투어 날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는 “어제 판문점으로 푸에블로호 함장과 그 떨거지들이 나가는 꼴이 꼭 50년대 미군 포로들이 송환되던 때를 방불케 했다”면서 이 사건이 모두 김정일의 치적임을 과시했다.


또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께서 조직령도하시는 조선의 심장-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여야 한다”는 김정일의 발언을 소개하며 김일성에 대한 김정일의 ‘충실성’을 강변했다.


2부에서는 김정일이 북-중국경에서부터 비무장지대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현지지도에 나섰다고 집중 선전했다.


시는 지난 4월 김정일의 중국 방문을 상기하며 “8천여리 머나먼 외국방문의 쌓이신 피로도 풀지 못하신채 우리 장군님(김정일) 연 3일째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보아주고 원자탄이 아니라 수소탄을 쏜 것 같은 공연이라고 높이 치하해줬다”고 주장했다.


3부에서는 선군정치의 성과물을 집중 소개했다.


시는 “선군은 백승(百承)을 불러왔다”면서 “우리의 위성은 하늘을 날고 우리의 철갑상어(잠수함)는 바다로 간다”고 주장했다.


또 일포특산물공장, 대동강타일공장, 묘향산호텔 등의 건설사업 등 모든 건설현장에는 북한군대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묻노니 반만년 우리 민족사에 이렇게 국력이 강하고 군력이 강하여 세상천하대적을 휘여잡고 탕탕-큰소리 치며 살아본적 있었던가”라며 자평했다.


시는 특히 북한군부에서 널리 불려지는 김정일 찬양가 ‘무장으로 받들자 우리의 최고사령관’에 등장하는 “걸음걸음 따르자 친애하는 김정일 동지” 부분을 응용, “그대로 이어진 씩씩한 그 발걸음 소리 걸음걸음 따르자, 무장으로 받들자 우리의 최고사령관 우리의 당중앙을 천세만세 영원히 목숨으로 사수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 시는 김정일이 후계자 시절부터 선군정치를 내세웠음을 상기하며 ‘당중앙’ 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사용했다. 다음달 상순으로 예정된 ‘노동당 대표자회의’를 의식한 듯 “위대한 김정일동지를 수반으로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리라!”고 다짐하기도 했으나, 김정은과 관련된 이미지를 암시하는 내용은 일체 거론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