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총살당한 손정남씨 딸 작년에 탈북”

중국에서 북한으로 잡혀가 공개 총살형을 선고받은 손정남 씨의 딸이 현재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RFA가 21일 보도했다.

RFA는 21일 손 씨의 동생인 손정훈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손정남 씨의 딸이 베이징 한국 총영사관에 1년 3개월째 머물고 있다”며 “올 8월 한 탈북여성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손정남 씨는 남한에 입국한(2002년) 동생 정훈 씨를 중국에서 만나 북한의 실상과 소식을 전하다 2006년 체포, 북송돼 공개 처형 선고를 받았으며, 손 씨의 가족들은 연좌제에 엮여 평양에서 추방돼 정치범들의 종신수용소인 완전통제구역에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훈 씨는 북한 당국의 공개처형을 막아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성서를 접수했으나, 인권위는 ‘북한주민에 대해 인권위원회가 다룰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 주민은 조사영역서 벗어난다’는 등의 이유로 손 씨의 진정을 각하한 바 있다.

정훈 씨는 “당초 형님의 딸이 미국인 목사를 통해 베이징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로 신병이 인도된 줄 알았는데 1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알 수가 없었다”며 “한 탈북자가 하나원을 나오면서 당신 조카가 거기 있다며 편지와 사진을 전해줘 제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카딸이 베이징 영사관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정훈 씨는 외교통상부 관계자를 만나 신상 문제가 염려되는 조카의 빠른 송환문제를 수차례 의논했으나 “외교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민감한 사안으로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RFA는 밝혔다.

한편, 베이징 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관계자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개별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우리는 당연히 공관에 계신 분들의 빠른 한국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대한 빠른 한국 송환을 위해서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훈 씨는 “조카딸이 한국 영사관에 있는데도 영사관 측은 물론 외교통상부가 입을 다물고 있었고,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남한으로 보내주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22일 외교통상부 앞에서 탈북인단체총연합 측과 함께 영사관 내 탈북자들의 빠른 송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