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제재시 2차핵실험 가능”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아시아지부장을 역임한 아트 브라운 씨는 26일 북한은 로켓 발사에 따른 대북제재 조치가 취해지면 제2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해 이미 많은 제재가 이뤄진 상태에서 추가 제제의 효과는 미지수”라며 “특히 북한은 제재가 취해지면 2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 후 국제사회의 반응이 자신들이 의도한 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핵실험을 감행해 미국 흔들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운 씨는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북.미 직접대화 가능성과 관련,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에도 한국의 (대북)입장이 불분명하면 독자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발사되는 장거리 로켓이 성공한다면 이론적으로 미국을 사정권에 넣기 때문에 미국은 독자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지적했다.

브라운 씨는 “북한은 한.미관계를 교란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준비를 하고 있고 이를 통해 미국과 단독협상을 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주도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북한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브라운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리가 주도적으로 대화에 나서겠다. 주도적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혀야 할 시기”라며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대북문제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을 잘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려고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다”며 “사건이 벌어지면 북한 문제에 집중하지만 사건이 없을 때는 북한 문제를 제쳐놓는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만들어낼 때까지 기다린다면 6자회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브라운 씨는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 중 한국이 대북문제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적극적인 대화 노력이 부족했다. 그러나 지금은 양쪽 모두 새 대통령이 취임했고 새로운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로켓과 관련, “발사 준비작업이 이뤄지는 대포동 2호의 1단 로켓은 노동미사일의 엔진을 5~6개 합친 것”이라며 “1단계 로켓이 같은 속도로 연소한다면 발사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브라운 씨는 “북한이 1998년 발사한 인공위성(광명성1호)은 거의 성공에 근접했으나 미국은 발사 사흘 뒤에야 인공위성인지를 파악했다”면서 “북한은 당시 기술을 이란과 협력을 통해 배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로켓 요격 가능성에 대해 그는 “요격 대상 미사일이 언제 어디서 발사될지를 아는 상황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도 확률은 50~60%에 불과하다”며 “걸프전 때도 10% 요격 성공에 그쳤다. 미사일 요격은 매우 어려운 임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브라운 씨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CIA 아시아 지부장과 한국지부장을 역임하는 등 25년간 CIA에서 근무했으며 백악관과 의회 인사들과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