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발사 앞두고 김정일 어디 갔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조선중앙통신의 현지지도 보도를 끝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작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넘게 자주 공개행보를 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특히 지난달 하순부터는 하루 평균 거의 한번꼴로 평양은 물론 남한과 인접한 황해도에서 북쪽 끝인 자강도까지 활보했다.

북한 매체들의 보도날짜를 기준으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엔 평북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 현지지도, 19일과 20일엔 각각 김일성종합대학과 이 대학 수영장 현지지도, 21일 금수산기념궁전 광장에서 북한군 전초병열성자대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22일 중국 고전인 ‘홍루몽’의 가극 제작현장 지도, 23일 황남 재령광산 시찰, 26일 자강도 희천발전소 시찰, 28일 평북 구성공작기계공장과 평남 안주지구탄광연합기업소 시찰 등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지난 2월 말에는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장(함북 화대군 무수리단)이 있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던 함경북도 내에서 1주일 가까이 머물며 생모 고향인 중국 접경 회령과 청진시 김책제철연합기업소 및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 등을 시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이후 3일 오전 현재까지 6일째 그의 공개 활동에 관한 북한 매체들의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1998년 8월31일 ‘광명성 1호’ 발사 때는 같은 달 3일 인민군 제549대연합부대 시찰 이후 9월5일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한달넘게 공개활동을 하지 않았었다.

2006년 7월5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앞두고는 반대로 발사 직전까지 군부대 시찰, 러시아 민속무용단 공연, 평양대성타이어공장 현지지도 등 공개활동을 활발히 하다 발사 이후엔 8월13일 제757군부대 축산기지 시찰 때까지 한달 넘게 은둔했다.

또 같은해 10월9일 핵시험 후에는 8일 뒤인 17일 모습을 나타냈으나 인민군협주단 공연 관람, 19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특사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 면담 등 평양 시내에 국한된 활동을 보였다.

이 때문에 그가 이번 로켓 발사 후 예상되는 후폭풍 속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일단 오는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를 통해 김정일 3기 체제가 출범하는 만큼 전례로는 그가 여기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만류를 무릅쓰고 강행한 로켓 발사가 성공할 경우 그는 12기 회의에 참석하기 이전에 군부대 시찰이나 공연 관람 같은 과시용 ‘자축’ 행보를 할 가능성도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