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물질 리비아 수출은 개인밀매”

마수드 칼리드(50) 주한 파키스탄 대사는 14일 북한산 핵물질(6불화우라늄.UF6)이 파키스탄을 거쳐 리비아에 수출됐다는 미 정부의 주장에 대해 “이는 개인적인 밀매 조직을 통한 것으로 정부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칼리드 대사는 또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과 관련, 미국과 파키스탄,아프간 당국이 오랫동안 추적해왔으나 체포나 사살, 정보 조차도 얻지 못했음을 볼 때 살아 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달 말 부임해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장 제정을 기다리고 있는 칼리드 대사는 이날 서울 이태원동의 대사관에서 가진 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다음은 칼리드 대사와의 일문일답.

— 북한산인 UF6의 대(對) 리비아 수출 파문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정부와는 무관한 것이다.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진 일인데 어쨌든 불행한 일이다. 우리는 정보 입수후 불시에 단속에 나서는 등 지금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 칸 박사는 지금도 연금상태인가.

▲현재도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

— 파키스탄이 북한과 리비아 등 제3국에 핵물질이나 기술, 장비(원심분리기) 등을 판매했다는 주장들도 있다.

▲이런 주장들은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이야기’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 정부를 음해하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인 것으로 생각한다.

— 빈 라덴의 ’사망’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알 자지라 TV 등이 빈 라덴 육성테이프를 보도해왔는데.

▲알 자지라나 알 아라비야 TV나 이슬람 계열의 인터넷들이 육성 테이프 등 ’생존’ 상태를 시사해주는 자료들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대미 성전(聖戰) 촉구 성명 등은 진본으로 믿기 어렵다. 이미 사망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 ’사망’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서는.

▲미국, 파키스탄, 아프간 정보당국은 매월 한 차례 고위급 회동을 통해 알 카에다 세력 소탕작전에 대한 정보 교환 등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파키스탄 당국이 아프간 전쟁 후 수 년째 추적해왔으나 아직 단서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지금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적다.

— 아프가니스탄 상황은 어떠한가.

▲아프간 전쟁 이후 빠른 속도로 정치적 안정을 이룩해가고 있다. 한국기업들이 다른 나라들 먼저 현지에 진출, 건축시장 등을 선점해둘 필요성도 있다. 단독투자가 어렵다면 금융이나 IT 등 선진산업 방면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파키스탄과 합작으로 아프간과 중앙아시아 5개국에 진출하는 것을 고려해봄직하다. 파키스탄은 이들 6개국 진출의 관문이라는 점 등 여러 강점을 갖고 있다.

— 파키스탄이 아프간 등 6개국 ’투자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인가.

▲파키스탄은 아프간과의 연간 교역액이 10억달러에 달한다. 또 중국의 서부 신장(新疆) 위구르와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 5개국과 접하거나 근접해 있다. 특히 라호르와 카라치 등 상업도시들은 인프라, IT, 금융업 등이 발전한데다 아프간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투자 경험이 풍부한 편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