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25 남침’ 기사 삭제 소동

중국에서 6.25가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관영 언론의 보도가 곧바로 삭제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24일 한국전쟁 60주년 특집 기사에서 이례적으로 북한이 먼저 남한을 침략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기사에서 한국전쟁 발생 상황을 일지형식으로 정리, “1950년 6월 25일 북한군대가 38선을 넘어 공격을 시작해 사흘만에 서울이 함락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장문의 특집기사에서 북한의 남침에 관한 내용은 일지형식의 이 한 문장 외에는 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내용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해 본 적이 없는 북한의 남침설에 근거를 둔 이례적인 내용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기사는 국제선구도보 및 신화통신 홈페이지는 물론 다른 포털사이트상에서도 곧바로 삭제됐다.


25일 오전 중국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한 결과 기사의 제목은 뜨지만 실제로 클릭해 보면 “삭제된 내용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떳다.


이런 조치는 중국 정부가 공식입장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과거에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을 먼저 침략했다는 ‘북침’을 주장했으나 현재 사용되는 중국의 역사교과서에는 남침, 북침을 확실히 언급하지 않은 채 한국전쟁을 내전으로 규정하며 중국군의 참전 사실을 별도로 기술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도 마찬가지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2차례의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 발생원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우리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고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기밀문서가 해제된 이후 선즈화(沈志華) 화동사범대 교수 등 진보적 학자들을 중심으로 중국 학계에서도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발발했다는 것이 상당히 확산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