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요격실험..對美 경고인 듯

중국이 11일 예고없이 미사일 요격 실험을 하고 이의 성공사실을 즉각 발표한 것은 미국과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이자 경고성 의도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자국의 거센 반발에도 미국이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PAC)-3를 비롯한 무기를 대만에 판매키로 한 데 대해 최근 일주일 사이에 8차례 이상 강력한 톤으로 미국을 비난하면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나선 바 있다.


특히 황쉐핑(黃雪平) 국방부 대변인은 8일 성명에서 “무기 판매는 양국 간 군사적 신뢰를 엄중히 훼손했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추가로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중국 군부가 즉각적으로 11일 육상 기지에서 첫 중거리 미사일 요격실험을 진행, 성공했다고 곧바로 발표한 것은 황 대변인이 말한 추가 대응이 실제 행동으로 표출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3 등 무기들을 대만에 수출해 중국의 중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나아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가 대만에 구축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해 왔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이 실험을 강행한 것은 “우리도 미국의 요격미사일 능력에 못지않은 능력을 갖췄다”고 과시하면서 미국과 대만을 향해 ‘수수방관’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경고의 의미가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실험을 강행하기 전 미국과 대만 등에 대해 아무런 예고 혹은 통지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모린 셔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아무런 사전 통지를 받지 않았고 관측 시스템을 통해 중국에서 2건의 미사일 발사를 감지했다”면서 “우리는 중국 측에 이번 요격실험의 목적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실험 직후 “이 실험은 방어적인 목적으로, 어떤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중국 군부와 전문가들 역시 속내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공군지휘학원 왕밍즈(王明志) 대교는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인터뷰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에 비해 중국의 요격시스템이 고도가 훨씬 높고 요격능력도 훨씬 탁월하다”고 말해 이 실험이 패트리엇 미사일과 연관이 있음을 사실상 확인했다.


환구시보 등 중국 언론들도 “이번 실험을 통해 중국은 탄도미사일이 비행하는 도중에 요격해 이를 떨어뜨렸다”면서 “10여차례 시도해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던 미국에 비해 더욱 우수한 능력을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중국 언론들은 또 미국 역시 유사한 실험을 수차례 했다고 강조해 서방 언론에 대해 중국의 이번 실험을 군사적 위협으로 치부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던졌다.


한편 베이징 군사전문가들은 이번에 중국이 이례적으로 요격실험을 강행하는 등 실력행사를 한 만큼 향후 미국과의 군사외교 협력 중단 등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