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에 북한은 ‘기회의 땅’…하지만”

북핵사태 파장이 장기화조짐을 보이면서 북한에 진출해있는 중국 기업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에게 북한은 기회의 땅이다.

지린(吉林)성에서 북한과 오랫동안 무역을 해온 팡밍(方明.가명)은 18일 중국 제일재경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150만-200만위안(2억4천만원)을 투자하면 3년내에 2억-5억위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공장을 지으면서 큰 돈을 들일 일이 없고 인건비가 싸며 세금이 낮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그는 아직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그는 “현재 북한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의 95% 이상이 중국 기업이나 중국과의 합작기업이 만든 제품”이며 “다소 과장되게 얘기하면 북한시장은 오로지 중국에만 전면 개방돼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적국으로 간주되고, 유럽은 이제 대표처를 개설하는 단계에 있으며, 한국은 진입이 쉽지 않아 마음만 급한 상태라고 그는 덧붙였다.

베이징(北京)에 있는 중조우연(中朝友聯)국제경제문화교류센터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북한에 진출한 중국기업은 200개에 못미친다면서 주로 평양에 있고 제약이나 광산 등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현재 중국의 50-60년대 모습을 하고 있으며 경제개혁 과정에서 중국의 가격정책을 참고로 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펴낸 ’중국대외경제합작지남(指南)’에는 북한은 아직 미개발 ’처녀지’이며 중국 기업들이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북한에 가면 보다 나은 기업환경을 만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자는 북한은 아직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낮아 중국의 소규모 기업들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주고 있으며 값싼 노동력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2001년 이래 중국과 북한의 교역은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양국간 교역규모는 7억4천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15억8천만달러로 두배로 늘었고 5년간 연평균 28%의 증가율을 보였다.

중국의 대북 수출은 2001년 5억7천만달러에서 2005년 10억8천만달러로 연평균 21.1% 늘었고 중국이 북한에서 수입하는 것은 1억7천만달러에서 5억달러로 두배로 증가했다.

양국간 교역에서 단둥(丹東)이 교역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밀수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이 접경지역에 철책선을 설치한 것도 밀수를 막기위한 예방책으로도 보인다.

팡밍은 “두나라 국경이 맞닿아있기 때문에 국경무역이 번성하고 있다”면서 “단 밀수문제는 무척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변경무역에 종사하는 상당수가 밀수로 큰 돈을 벌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밀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면서 “북한의 공업수준이 낮아 못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고 있는 것도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교역물품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북한은 이전에는 전기제품을 주로 수입해갔으나 이제는 건축자재를 많이 가져가고 있다고 팡밍은 말했다.

중조우연국제경제교류센터는 북한이 중국의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일 수 있지만 리스크도 크다면서 정책이 안정돼있지 않고 법률미비, 교통, 전력, 통신수단의 미비, 그리고 신용이 불량해 믿고 거래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실험에도 아직 중국의 대북교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기업의 대북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하지만 북한의 2차 핵실험설이 나오면서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게도 서서히 불안감이 싹트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 기업들의 대북 진출을 장려하고 있는 중국의 발목을 잡을지 주목된다./상하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