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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경선 룰 공방의 최대 분수령이 될 상임전국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중재안 양보 의사를 밝혔다.
이 전 시장은 14일 오후 7시 20분경 캠프 사무실인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만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승리를 위해 중재안 중 국민투표율 반영 67% 부분을 아무런 조건 없이 양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경선 규칙 중재안 논란과 관련, 핵심 쟁점이었던 여론조사 하한선 보장 조항을 양보키로 한 것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9일 ▲선거인단 수 확대(20만명→23만 1652명) ▲시군구별 동시 투표를 위한 투표율 제고 ▲국민투표율 하한선(67%) 보장을 통한 여론조사 반영비율 확대 등을 골자론 한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오후 6시경에 혼자만의 결심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이 전 시장은 캠프 의원들에게 심경을 설명하기 위해 당초 7시로 예정 돼있던 기자회견을 20분 늦추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손으로 직접 쓴 발표문을 낭독하며 “요즘 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며 며칠동안 밤을 지새웠다. 저희들 앞에 놓여있는 최우선 과제는 정권교체라고 생각한다. 정권교체라는 중차대한 일을 놓고 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주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결단을 내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시점에서 저만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승리를 위한다는 마음에서 결심하게 된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당이 화합하고 단결해 아름다운 경선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는 12월 19일 국민 모두의 소망인 정권 교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사퇴까지 결심하고 내놓은 중재안을 받았으니 강 대표를 중심으로 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사람을 묻자 “많은 분들의 뜻을 받았지만 국민들의 여론과 간절한 열망이 저의 마음을 많이 움직였다”고도 답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측 대변인인 한선교 의원은 논평을 발표하고 “약속과 원칙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잘 판단하셨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한나라당이 꼭 집권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 나가자”면서 “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덧붙였다.
이로써 당 상임전국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분당 위기로 치닫는 듯했던 한나라당 두 대선 주자들의 경선안 갈등은 일단락 됐으며, 상임전국위원회에서도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도 “대승적 차원에서의 큰 정치적 결단에 감사한다. 지루한 경선 시비를 끝내고 대선 승리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자”는 환영의 뜻을 보였다고 유기준 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