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제 홈피 와봤나?”…朴 “전문가 평가 충분히 들어”

한 달 여간의 정책토론회가 마무리됐다. 최근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는 작심한 듯,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시간을 모두 서로에게 사용하는 양보 없는 설전을 이어갔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의 교육정책을,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를 문제삼았다. 특히 이 전 시장은 이전 수세적 태도에서 벗어나 각오한 듯 거침없는 언변을 선보였다. 방어전략으로는 ‘도덕성’문제 해명과 ‘대운하’ 의혹 벗기기에 주력했다.

그는 “최근 저 보고 전과 14범이라는 비난까지 나온다. 순백의 삶은 아니더라도 그 시대의 도덕적 기준을 지키면서 살아왔다”면서 “한반도 대운하는 석유보다 중요한 물을 관리할 근본 대책이다. 내가 아닌 누구라도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수질 오염’과 ‘경제성’을 문제삼자, “너무 외부에서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말하지 말라. 마주앉은 후보에 대한 설명에도 귀 기울여달라”고 맞대응 했다. 이어 “혹시 이명박 홈페이지에 들어와 검토해 본 적 있냐”고 되물었다.

박 전 대표는 “중요한 정책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문점이 있으면 그 자체를 모함이라고 받아들이시면 질문을 할 수 없다는 것 아니냐. 홈페이지에 들어간 이상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며 한 동안 설전을 벌였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을 ‘원칙’과 ‘소신’의 지도자로 이미지화했다. 그러면서 ‘줄푸세’ 공약을 강조하며 경제 이미지 상승에 주력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저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았고, 한번 약속한 것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켰다”면서 “정권교체와 5년안에 선진국 진입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홍준표, 이-박 싸잡아 비판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후보는 정책토론회 이후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를 견제하면서 검증공방이 서로간 ‘흠집내기’로 변질되는 점을 비난했다.

홍 의원은 “이명박후보가 되면 ‘흠’ 잡을 여지를 허용해 검증문제가 대선 당일까지 갈 것이고, 박근혜 후보가 되면 ‘민주 대 반민주’구도가 형성돼 30~50대가 동요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특히, 홍 의원은 박 전 대표를 향해 “박 후보의 지지율은 21~25%로 바로 박정희 향수층”이라며 “이 ‘시멘트표’ 외에는 외연확대가 잘 안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면서 지지층의 취약성을 파고 들었다.

한편, 이명박-박근혜 지지자들의 장외대결도 격해졌다. 후보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풍물패, 삽, 태극기 등을 동원한 응원전을 펼치던 양 후보 지지자들은 사소한 말다툼 끝에 욕설이 오가고 상대방의 멱살을 잡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측 지지자들은 ‘경제먼저 오빠먼저’ ‘네거티브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박 측 지지자들은 ‘한나라당을 살렸던 만큼 이 나라를 살릴 사람은 박근혜’라는 구호를 연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