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만나 “분단된 한반도의 핵과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특히 탈북자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기문 총장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UN고등판무관실과 논의해서 UN헌장이 규정한 자유와 인권을 탈북자들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탈북자 문제를 국제 무대에서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또 “북핵 상황에 대해 유엔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당사자는 아니지만 6자회담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유엔 차원에서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도발적 언동에 대해 한국의 새 정부가 인내심을 갖고 신중히 대응하고 있는 것을 높게 평가한다”면서 “북한도 새 정부의 철학을 이해하고 교류와 협력,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남북대화, 특히 정상간 대화가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한국 출신이란 점이 한국에 기여해달라는 기대 때문에 오히려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국이 11번째로 유엔 분담금을 많이 내고 있으나 앞으로 더 많은 국제적 역할을 기대한다”면서 “한국이 10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만큼 역할을 더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과 반 총장 간의 면담은 30여분간 진행됐으며, UN 관례에 따라 반 총장은 영어로, 이 대통령은 한국어로 말했다.
이에 앞서 반 총장은 “개인적으론 한국말을 쓰겠지만 양해해주면 영어로 하겠다”고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했으며, 이 대통령도 이해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