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민족사회주의 잔재 걷고 자유주의 활기 넣어야”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지난 두 정권이 실패한 ‘민족사회주의’의 실험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구성 원리인 ‘자유주의 이념’과 ‘시장경제 체제’로의 복귀이다.”

한국 보수주의 논객을 대표하는 자유주의자 복거일 씨의 말이다. 그동안 자유주의 이념에 기초한 사회비평집을 다수 집필해왔던 복거일 씨는 최근 이명박 정부 출범의 의미를 기록한 칼럼집 ‘경제적 자유의 회복’(문학과 지성사)을 내놨다.

서론과 1,2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지난 두 정권의 이념을 ‘민족사회주의’라 정의하며 지난 10년간 ‘민족사회주의’를 상징하는 실험들이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이제 새롭게 태어난 이명박 정부는 ‘민족사회주의’ 잔재를 걷어내고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활기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활기를 넣기 위해 저자가 새 정부에 제시하는 과제는 ▲경제적 건강의 회복 ▲법 지배의 확립 ▲국방의 강화 등이다.

저자는 이중에서도 ‘경제적 자유의 회복’을 최우선의 과제로 뽑는다. 자유주의와 전체주의 대결에서의 핵심은 ‘경제적 자유’이며 경제적 자유가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자유까지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제적 자유의 핵심은 ‘재산권’ 보장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산권이 보장된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충실히 따르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대책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늘리기 위한 법적 조치 ▲공무원들의 수와 권한 줄이기 ▲세금 줄이기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 줄이기 ▲외국인들의 재산권 보호 ▲무역을 보다 자유롭게 하고 외국 노동자들의 취업과 이민 돕기 등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내건 경제정책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된 자유주의자인지 우려를 보내고 있다. 아직까지 이명박 대통령은 ‘재산권’을 보장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으며, 후보시절에는 ‘신용불량자 대사면’이라는 민중주의적 공약도 내놨다는 것이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실제로 별 의미가 없는 말이라고 꼬집는다. 사실 그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이념과 정책은 아주 비실용적이다”고 스스로 표현하겠는가?

저자는 지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정치 지도자는 마거릿 대처 전(前) 영국 수상처럼 자유주의를 굳게 믿고 실천하려는 사람이며, 한국의 대통령은 이념적 지향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바른 이념을 가진 지도자만이 문제들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제대로 된 처방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유주의 이념과 함께 새 대통령의 과제로 국가로서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을 강조한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 국방 능력이 많이 허물어졌으며, 더욱이 김정일 정권의 위협과 도발에 맞설 정치적 의지가 크게 약화됐다고 지적한다. 지난 두 정권이 의도적으로 국방능력을 약화시켰으며, 결정적 이유는 ‘햇볕정책’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햇볕정책’에 대한 수정은 국방력 복원의 중요한 출발이 된다고 말한다. 다행스럽게도 이명박 대통령은 ‘상호주의’를 대북정책의 기조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저자도 환영의 뜻을 밝히며 상호주의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군포로와 납북자들의 송환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쉽지 않은 문제이라는 점은 저자도 인정한다. 하지만 저자는 “자기 국민을 적국으로부터 구출하려는 의지를 지니지 않은 국가는 경멸을 받게 되고, 늘 도발에 시달리다”며 “강한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사상자들을 버리고 물러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자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 국방을 튼튼히 하는 길이라 힘주어 말한다.

200여 페이지의 소책자로 출판 된 이 책에는 자유주의자 복거일 씨의 분명한 철학적 의지와 그에 따른 사회문제 해결책들이 담겨있다. 경제, 정치, 국방 등 국정운영의 주요 핵심 과제부터 대운하 건설 및 영어 공교육 등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에서 자유주의자들의 정공법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