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의 첫 단독회동에서 손 대표가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나는 극우가 아니다. 중도보수다”라며 “북한이 잘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손 대표가 “대북식량 지원 차원을 넘어 ‘6.15 정상회담’과 ‘10.4 정상회담’ 등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긍정적인 정책을 인정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가 꽉 막힌 게 아니라 새 정부 들어 ‘조정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대북 4원칙을 지키면서 일관성 있게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차 영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북한문제에 대해 이 정부가 완전히 봉쇄한 것은 아니다”면서 “지금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곧 북한문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6.15 선언이나 10.4 선언들에 대해 어떤 남북합의가 있었고 합의 내용 중 우리가 무엇을 수행할 수 있고, 무엇을 수행할 수 없는지를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20일 전했다.
손 대표가 회동에서 개성공단을 역외 가공지역으로 인정하는 등의 전향적 검토를 제안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손 대표는 회동에서 “앞으로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야당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이 대통령에게 밝혔고, 회동 후 측근들에게 “오늘 얘기가 잘 된 것은 남북문제 하나”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새 정부는 지난 진보정권 10년간 체결된 남북합의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온 것에 비추어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관해 전향적 입장을 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대선 때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지금도 일관된 입장”이라는 원칙을 거듭 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