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남북대화 제안’ 수정 요구 묵살”…靑 “엄청난 사실 왜곡”

지난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 직전 ‘금강산 피살사건’을 보고받은 청와대 참모진들이 ‘남북대화 제안’을 담은 연설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이 대통령이 이를 묵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는 14일 여권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개원연설을 20분 앞둔 오후 1시 40분 청와대에서 국회를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박형준 홍보기획관,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 등 연설문 작성팀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을 접하고 연설문의 전향적 대북제안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이 대통령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 입장 직전 박형준 홍보기획관으로부터 수정 내용을 보고 받고 “남북관계는 큰 틀이 중요하다. 정확한 사고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정하기는 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며 연설문을 원안대로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당초 박 기획관 등은 남북관계 전환 필요성, 피격사건의 의도성 여부, 국민정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인 결과, 연설문 원안대로 갈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이에 따라 ▲남북관계 관련 부분을 연설문에서 삭제하고 대신 8·15기념식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미루거나 ▲연설 도입부나 중간에 이 대통령이 “금강산 피격 사망사건에 애도를 표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큰 원칙을 밝히겠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2가지 안이 마련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이 대통령의 최종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연설 내용이 바뀔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던 셈”이라며, 이외에도 이 대통령이 이같이 판단한 데는 “청와대와 관계기관의 부실한 보고체계 탓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모진의 건의를 묵살하고 국회 개원연설을 밀어부친 것처럼 보도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국회로 출발하기 전 보고만 받았고 현장에서 연설 내용을 수정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구두회의처럼 숙의를 한 것일 뿐”이라며 “다수 의견이 4년에 한 번 하는 개원연설이고 앞으로 대북정책의 큰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연설 내용인 만큼 그대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려서 (대통령이) 그에 따라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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