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통일 “대북정책 공감대 확산에 주력”

지난 11일 취임한 후 말을 아껴오던 이재정(李在禎) 통일부 장관이 28일 첫 정례브리핑을 갖고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방침을 밝혔다.

그가 브리핑에서 강조한 것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대화’와 ‘인도적 지원에 대한 원칙 재확립’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이 장관은 이 정책들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대북정책에 대한 국내외 공감대를 넓히는데 우선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 평화체제 구축 ‘시동 걸자’ = 이 장관은 역점을 두고 추진할 대북정책 방향의 첫째로 평화체제 본격 가동을 위한 노력을 꼽았다.

이 장관은 “2007년은 평화 프로세스의 본격 가동을 위해 노력할 때”라며 “6자회담과 병행해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남북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남북 간의 모든 대화가 가져야 할 기본 목표는 평화프로세스”라며 모든 역량을 평화체제 구축에 모으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를 위해 통일부는 북한의 핵폐기와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체제의 컨텐츠를 연구하고 구축하는 작업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이 장관이 이처럼 평화체제 구축을 강조한 것은 북핵문제를 둘러싼 전반적인 기류가 제재보다는 대화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베트남 하노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폐기시 6.25 종전선언은 물론이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종전 문서에 함께 서명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고무된 모습이다.

이 장관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단한 변화이며 국제사회가 존중해야 한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평화체제 구축의 전제조건인 북핵 폐기의 길이 길고 험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다 핵실험 이후 남북대화마저 단절된 상황에서 이 장관의 의지대로 평화체제 구축에 구체적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 인도적지원 원칙 재확립 = 이 장관은 대북 인도적 지원의 원칙을 재확립해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그는 브리핑에서 “북에 주는 것은 무조건 지원이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수해 때 긴급구호로 지원한 것과 차관 형식으로 지원한 것 등을 어떻게 성격 구별해 정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이 발언은 북측에 건너가는 물자 중에서 상거래와 순수한 인도적 지원을 구분해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도발과 상관없이 지속돼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실천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장관은 실제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도적 지원인 WFP(세계식량계획)를 통한 쌀 지원과 지난 7월 북한 수해 복구 지원이 중단된 것에 상당한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평화도 인도주의인데 미사일 발사가 이를 위협했으니 인도적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대북 쌀.비료 지원을 유보한 전임 이종석(李鍾奭) 장관의 논리와는 차이가 있어 향후 비슷한 상황에 놓였을 때 상당한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이 장관은 아울러 대북정책에 대한 국내외 공감대 확대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평화체제 구축과 인도적지원 원칙 재확립 등 핵심 정책들을 원만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아울러 북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 환경이 더 이상 남북관계를 남북만의 문제로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 주변국의 공감을 얻기 위한 작업에 힘을 쏟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작업을 ‘통일외교’라 지칭했다.

그는 이를 위해 주한 대사들은 물론 직접 미국을 방문해 국무부 인사 및 한반도 전문가들을 만날 계획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