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통일 “개성공단, 北 정치적 개혁개방 목표 아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1일 북한에 대한 ‘개혁·개방’을 체제문제와 연결시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의 초청 토론회에서 “‘개혁·개방’ 자체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등 EU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을 보면 북한이 ‘개혁·개방’의 과정으로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이 같이 밝혔다.

“북측이 ‘개혁·개방’이라는 용어에 거부감이 있다고 안 쓰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질문에 “개혁.개방이라는 과제는 어느 나라나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가야 할 과제”라면서도 “북한도 지난 몇 년간 7·1조치 이후부터 상당부분 개혁을 실현해 왔고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개혁·개방 문제는 개성공단의 목표가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고, 그 목표는 북한을 정치적으로 개혁.개방 시킨다는 게 아니고 남북간 쌍방이 성공적인 협력체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단계”라고 규정했다.

‘남북 경협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한 게 아니었느냐’고 묻자 이 장관은 “개혁.개방은 외부의 압력이 아니라 내부적 동력에 의해 이루어져 갈 때 힘이 있을 것”이라며 “북한도 2002년 이후 상당한 노력하고 있다. 경제지원이나 경제 협력이 개혁·개방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런 사업들이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답했다.

남북정상선언 2항에서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합의함에 따라 북한인권 문제를 언급하지 못하게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북한인권 문제는 정치와 체제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라면서도 “어느 특정 사안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화증진과 신뢰관계를 만든다고 할 때 내정간섭을 이야기하는 것은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를 합의하지 못한 것과 관련, 이 장관은 “납북 피해자 3천900명 중 정부가 그동안 87%인 3천400명 넘게 해결했다”며 “남아 있는 납북자는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고 일정 정도 기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노 대통령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제기하기는 했지만 의제로 다뤄지지 않아 논의 자체가 안됐다”고 밝혀 향후 정부는 국방장관급 회담 등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는 입장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국내 납북자뿐만 아니라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도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노 대통령은 일북 관계정상화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에 중요하고 6자회담 진전에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포괄적으로 전달했고, 김정일은 후쿠다 정부의 정책을 관망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이후 김장수 국방장관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킨 게 성과’라고 하고, 이 장관은 ‘NLL은 영토개념이 아니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김 장관과 다른 얘기를 한다고 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면서 “사람들의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내용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독도 문제에 대해 우리가 실효적 지배권을 주장하는 것처럼 NLL도 우리군이 목숨 걸고 지키고 있다. 영토가 없는 안보가 있을 수 있냐’고 재차 추궁하자 이 장관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좀 전의 답변으로 대신하겠다”는 말로 갈음했다.

‘부시는 서명할 수 있다고 했지 정상들이 만나자고 한 적 없는데, 한국 정부가 회담 내용을 바꾼 것 아니냐’는 마이클 그린 전 보좌관의 지적에 대해선 “북한의 특이성을 보면 정상간 대화 아니면 실효성 거두기 힘들다”며 “역사의 변화를 이끌려면 정상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북한 법제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회담도 정상회담 범위에 들어가느냐는 질문에는 “북한도 실질적으로 정상간 회담은 김정일과의 회담을 정상회담으로 보는 것 같다”며 “정상회담은 우리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간 회담이 정상회담이라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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