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통일 “北인권 국제기준 틀 요구하기 어려워”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8일 “북한은 북한대로 합리성이 있기 때문에 회담장에서 국제적 기준의 틀에 맞춰 따라오라고 요구하기 어렵다. 북한인권이나 민주화 문제도 마찬가지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장관의 발언은 북한 당국이 유엔의 인권개선 요구를 거부하는 것도 북한 입장에서는 합리성이 있다는 말로 해석될 소지가 충분하다.

이 장관은 이날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문제연구협의회 정책간담회에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북한인권개선과 민주화 문제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북한이 가지고 있는 사회 구조는 우리와 전혀 다르다”며 “판단 기준도 다르고 메커니즘도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대로 합리성이 있고, 북한은 북한대로 합리성이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미국이라는 나라도 우리가 100% 민주화 됐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비빈주적 요소도 많다”면서 “어느 시점이 민주화냐 어느 시점이 민주화가 아니냐고 판단하는 것도 썩 간단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 문제를 바라 볼 때 외부 세계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재독 학자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 인권과 민주화 문제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 기준이 아닌 북한 사회의 특성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

이 장관은 이어 “상대방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가령 전 세계에 왕정(王政)을 하는 나라도 많지만 그런 나라를 보고 비민주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북한이 BDA 송금문제로 6자회담 논의를 거부한 것과 관련, “BDA 자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여러 내용이 있다”며 “미국이 이 자금을 인도적 사업에 써야 한다는 조건을 붙여 무리하게 요구한 게 요인이 됐다고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열차시험운행과 관련해 “열차시험운행은 지난 남북간 실무위원 접촉에서 원칙적 입장에는 공감대를 이뤘다”며 “열차시험운행만 놓고 보면 남북간 군사당국자 회담은 필요치 않다. 이는 이미 작년에 얘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13 합의 초기단계가 이행되고 나서 일정한 비핵화 과정에 들어갔을 때 남북 군사당국자 간 회담이 필요하다”며 “이미 약속하거나 합의한 것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문제도 이미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 시점에서의 방북은 전적으로 김 전 대통령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정부가 이에 대래 이런저런 의견을 내는 것을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몇 몇 정치인들이 비선 라인으로 북한과 접촉하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정상회담 관련) 여러 활동하는 게 그렇게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면서 “북측 사람들에게 여러 루트를 통해 외부 세계의 상황과 흐름을 정확히 알려주고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해 주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례적인 회담틀 보다 개별적인 접촉 통해 보다 효과적인 변화를 이끌 수도 있다”며 “정치인들이 북한을 방문해 역할을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 될 수 있게 통일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방북 활동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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