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통일, `오해’ 둘러싼 적극 변론 눈길

이재정(李在禎) 통일부 장관이 24일 중앙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21세기 동북아 미래포럼에서 그 동안 쌓인 ‘오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론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자신이 역점을 두고 있는 평화교육의 취지와 방향에 대해 먼저 얘기를 꺼냈다.

그는 “강연을 다니면서 이해의 폭이 좁고 과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착안 배경을 설명한 뒤 “새로운 시대 흐름 속에서 국제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평화교육의 틀과 내용을 고민하고 평화의 가치와 목표를 함께 논의해 청소년에게 전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에서 평화교육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장관은 또 “내가 가진 이념을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건 과거 권위주의 때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해 11월 인사청문 당시 남침이냐 북침이냐를 묻는 질문에 머뭇거리다가 비난에 휩싸인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장관은 우선 “저를 보고 친북좌파라고 하고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모르는 장관이라고 하는데 저 나름대로 6.25에 대해 공부하려고 15권을 읽었고 그 결론은 남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언급, “청문에서 단선적, 이분법적으로 설명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서 그런 답변으로 지나가려 했는데 그게 저에게 덫이 돼 이것 저것 가리지 못하는 사람이 돼서 유감스럽고 섭섭하다”고 변론했다.

이 장관은 나아가 초등학교 시절에 겪은 6.25의 참상과 ‘북진통일’ 교육을 받은 성장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에게 오해 살 소지를 만든 것은 제 불찰”이라며 “저는 한 번도 좌파적, 친북적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그렇게 살아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성직자로서 이념을 넘어 평화체계를 구축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는 게 목표”라며 “가르고 차별하는 것은 죄악이며 남을 비방, 압박하는 것은 더 큰 죄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책 수행 책임자로서 종교를 정책의 기본이나 가치로 삼을 의도는 전혀 없다”며 “국민적 이해를 바탕으로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이며 절대로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 참석자가 정부 측이 말하는 ‘남북 간 상호 이해와 존중’ 방향에 대해 국민들은 ‘일방적 이해와 존중’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현재는 이해의 과정 속에 있다”고 답한 뒤 새터민(탈북자)학교인 한겨레학교 얘기를 꺼냈다.

이 장관은 “한겨레학교는 새터민 학생의 대안교육을 위한 곳이지만 터를 구하는데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소개한 뒤 “상호이해가 아니라 우리 내부의 이해가 안돼 있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참 서글픈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새터민 청소년의 80%가 왕따, 소외, 부적응으로 일반학교를 못다니고 나온다”며 “통일장관이 좌파, 친북이라고 해서 따돌림 당하는 상황이니 북에서 온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나 “조금씩 발전하는 상황”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이 장관은 북한이 올해를 “김정일 위원장이 추진한 강성대국 비전을 완성했고 김 위원장의 통치역량이 내외에서 입증됐다고 평가한다”고 전한 뒤 북한의 대남정책에 대해서는 최근 성명이나 담화에 비춰 “실리확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반보수 대연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먹는 문제는 심각해 정부 추정으로 64만∼172만t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돼 어려운 춘궁기를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장관은 또 지난해 남북 선박운항 횟수가 8천401회로 2002년 대비 4배가 넘고 교역액도 27% 증가했다며 각종 통계를 제시한 뒤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했는데 무슨 성과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문제는 차치해놓고서라도 남북관계 통계가 얘기하는 상황은 상당히 안정적”이라며 “이는 평화번영정책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