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통일 `민족공조 착시현상’ 경계

“NLL(북방한계선) 문제를 놓고 서로 회담 날짜도 못잡는데 어떻게 ‘민족공조’가 있느냐. 민족공조는 환상과 착시를 일으킬 수 있는 말이다.”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앞두고 1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측을 포함한 일각에서 제기되는 ‘민족공조’나 ‘우리민족끼리’ 용어에 대해 품고 있던 생각을 거침 없이 표현해 주목된다.

이 장관은 민족공조를 한미공조에 비교해 설명하면서 “한미공조와 동맹은 협정도 있고 수많은 관계가 설정돼 있지만 남북공조는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고 이제 겨우 화해협력단계인 상황에서 환상과 착시를 일으킬 수 있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정확하지 않은 언어 사용을 통해 국민들이 정말 민족공조가 되고 있다고 느끼고 남북관계가 엄청난 정도인 것처럼 착시현상이나 환상을 일으키면서 나타날 수 있는 폐해에 대해 조심스럽게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남북공조가) 정말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은 이념형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고 분석한 뒤 “한미공조는 실제 존재하는 것이고 민족공조는 이뤄나가야 할 당위의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미공조와 남북공조의) 균형을 잡으려면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호혜적 경협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뒤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측에 대해서도 한미동맹도 하고 민족공조도 하자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가는 초보적 단계”라며 “다만 민족공조를 위해 노력한다는 말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 간 합의문에도 등장하는 ‘우리민족끼리’와 관련, “이 역시 이념형이지 현실에서는 제한적으로 되고 있다”며 “우리민족끼리인데 왜 군사적 대치를 풀지 못하느냐”고 반문한 뒤 “현재 그런 단계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고 규정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장관 취임 100일을 돌아보며 “굉장히 빨리 지난 것 같고 영일이 없이 지냈다고 생각된다”며 “‘국민 속으로’ 정책의 토대도 마련됐고 납북자 문제도 말로만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앞으로는 ‘국민 속으로’의 틀도 마련되고 있으니까 대북정책을 잘 펴서 안보정세를 호전시키는 데 남북관계가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북측이라는 대상이 있고 미국 등 주변국도 있어서 하나하나 어렵지만 상황 악화를 막고 안정 속에서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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